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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Mar 02. 2017

봄을 봄

제주의 봄


 샛노랗게 피어올라 하늘하늘거리는 유채꽃이 벌써부터 봄 맞이에 분주하다. 나 역시도 지긋지긋한 추위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지 햇빛만 쨍하니 뜨면 마음이 동한다. 슬픈 멜로디보다는 둠칫둠칫- 흥이 오르는 리듬을 자연스레 찾게 된다. 콧바람을 쐬러 나가고 싶어서 엉덩이도 들썩거린다.



 그런 나의 마음을 잘 아는 남편도 멋들어지게 차려 입고 얼른 나가보자며 집을 나선다. 아이도 덩달아 현관문 앞에서 서성거린다. 모자도 눌러쓰지 않은 채, 아직 바깥 공기는 찬데도 말이다.



 아, 얼마나 기다렸던 봄인가! 수면 위로 떠오른 햇살 덕분에 금빛으로 물든 바다며, 발그레해진 볼처럼 몽울진 동백이며, 일정한 줄 없이 여기저기 만개한 노란색 유채꽃은 곧 봄이 온다는 기다림의 신호등 같다.



 드라이브 하러 떠나는 것만으로도 봄의 기운을 만끽하기 충분하다. 광활한 에메랄드빛 바다를 시야에 담기엔 지나치게 눈이 부실 정도다. 보석을 한 눈에 품고 돌아선 내 눈은 번쩍거림에 정신이 없다. 한껏 들뜬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질 않아서 걱정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날들이 매일 지속될 순 없기에 간절하게 간직해두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봄을 보고 마음에 담아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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