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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Apr 22. 2017

YOLO 행복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나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자연인의 삶이 담긴 이야기도 좋아하고, 3일간 타인의 인생을 엿보는 것도 좋아하며, 건강 관련 정보를 알게 되는 것도 좋아한다. 특히 사람 냄새 풍기는 다큐는 재방송 하는 것을 찾아서라도 보는 편인데, 오늘은 우연히 티비를 틀었다가 잠깐이었지만 몰입해서 보게 된 다큐가 있었다. 인간의 행복에 대한 가치 기준에 대해서 다룬 내용이었는데,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한 사람이 자신의 작고 좁은 자취방을 열심히 꾸몄다. 그 공간에 빔 프로젝터며 공기청정기며 알뜰살뜰 있을 것은 다 갖추어 놓았다. 비록 남의 집 살이 신세지만 그 사람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현재 스스로가 행복한 지에 대해 늘 질문하고, 미래가 아닌 주어진 지금 이 시간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짓는다. 전형적인 YOLO(you only live once)족인 셈이다.


 그 사람의 주장은 이러했다. 작은 행복이든 큰 행복이든 다 같은 행복이라고. 자신이 느끼는 행복에 크고 작음은 없다고. 타인의 기준과 잣대에 자신의 삶을 대입시키거나 비교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었다. 나는 크게 공감했다. 행복은 결국 자신의 자존감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가 느꼈던 그 화자의 모습은 자존감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었고, 그 당당한 태도가 너무 부러울 따름이었다. 한 번 사는 인생, 저렇게 살아야 할텐데. SNS와 무작위로 접해지는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타인들의 삶과 대조됨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은 정말인지 신물이 날 정도인데, 자신의 행복을 지킬 줄 아는 대단한 사람을 마주한 듯 했다.


 나는 과연 지금 행복한가? 이 질문에 지금 바로 대답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것이 나의 삶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행복추구권은 자유만큼의 삶의 가치 기준점인데, 이를 제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반성하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너무나 가혹했던 것 같기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 때 나의 행복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생각을 할애하기로 다짐해본다.


 으리으리한 큰 집이 내 마음의 공허함을 채워주진 못 할 것이다. 그렇게 크고 넓은 집은 청소하기도 골치 아플 뿐더러 은행 집이지, 빚더미에 앉아 있을 나의 집이 아닐 것이다. 값 비싼 명품들과 뒤에 '사'자가 붙는 직업의 남편이 내 삶을 좌우하진 못 할 것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나의 이상형은 '이 세상에서 나만 사랑해 줄 가슴 따뜻한 착한 남자'였기 때문에, 사랑받는 여자가 되고 싶었고, 나는 지금 사랑을 주고 받으며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것은 엄마인 나의 행복이 곧 가정의 행복과 평안이라는 것이다. 내가 웃으면 남편과 아이가 덩달아 웃고, 내가 죽상을 하고 있으면 남편과 아이는 덩달아 위축되어 있는다. 그걸 뻔히 아는 나는 오롯이 나의 행복에 더 많이 집중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다소 이기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숱한 경험 끝에 얻은 소중한 결과이기에 뻔뻔히 실천으로 옮긴다. 남편이 아이를 재우면 조용히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면서 손톱에 색을 칠한다던지, 아이가 깊게 잠든 후 남편과 술 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면서 영화를 한 편 본다던지, 가고 싶은 카페를 검색해두곤 주말에 온 가족이 카페 나들이를 간다던지, 남편이 농구를 다녀오면 바톤 터치를 하고 파마를 하러 미용실에 간다던지, 나를 위해 꽃 한 다발을 사거나 마스크팩을 산다던지- 나의 행복을 위한 것들은 찾아보면 할 게 너무나도 많다.


 행복은 결국 행해지는 것이다. 생각한 그대로를 행동으로 옮긴다면 매일이 다른 삶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스스로의 행복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우리들의 인생이 얼마나 풍요로워질까?


 당신은 지금 과연 행복한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가? 이를 자신에게 매일 질문해 본다면, 무언가 달라진 시간들이 당신 곁에 머물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오늘을 사는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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