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과 플로의 마이크로 기획 포인트 찾기
음악 플랫폼인 멜론과 플로의 플레이어 화면을 비교하며 마이크로 기획 포인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왜 멜론과 플로냐 하면 제가 사용해 왔던 어플이기도 하고, 비슷한 듯하면서 각 서비스의 방향이 뚜렷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본 내용을 들어가기 앞서, 지금까지 사용해 보면서 느낀 두 앱의 성격을 요약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멜론은 사용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앱, 플로는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감성적인 앱. 마치 T와 F 같달까요.
Give Love ♩
멜론은 음악 플랫폼 중에서 커뮤니티 기능이 활발한 편입니다. 댓글이나 투표 기능을 이용해서 다른 사용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화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노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호감을 표시했는지 '좋아요 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멜론에서 좋아요 기능은 개인 추천뿐만 아니라 '이 곡이 얼마나 많이 알려졌는지', '얼마나 인기 있는 곡인지'를 어느 정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띵곡을 발견하는 것만큼 짜릿한 건 없거든요.
반면에 플로는 오로지 개인의 추천을 위해서 좋아요 기능이 사용됩니다. 이 곡을 다른 사람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다 나와 이 노래가 맞는지가 더 중요한 경험인 것이죠.
그래서 플로에서는 '이 곡 안 듣기'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전에는 플레이어 화면에 바로 노출돼서 좋아요와 같이 기능을 제공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는 메뉴 안으로 들어가 있네요.
멜론도 '제외 콘텐츠 관리'라는 기능이 있는데 개별 곡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제외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플레이어 화면에도 기능이 안 보이던데... 일단 서비스는 있긴 합니다.
보여줄게 ♪
전반적으로 멜론과 플로의 가사 기능은 유사합니다. 가사 폰트 크기 설정, 현재 가사 위치 추적, 가사 터치 구간 재생이 있으며, 멜론은 구간을 반복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기능 자체에서는 큰 차이를 볼 수 없었고,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싶은지에 초점을 맞추면 확연히 두 어플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멜론은 가사를 보는 중에도 다른 부가 기능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끔 상단에 메뉴를 제공합니다. 다운로드, 플레이리스트 담기, 아티스트 페이지 이동, 공유, 케밥메뉴*가 있습니다. 즉, 가사를 보는 중에도 끊기지 않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멜론은 기능을 드러냈습니다.
반면에 플로는 가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치 e-북으로 책을 읽는 듯한 경험이라고나 할까요? 가사를 보는 중에 꼭 필요한 기능 외에는 방해 요소가 될 수 있기에 플로는 기능을 숨겼습니다.
케밥메뉴*
웹사이트나 앱 등에서 세로로 나열된 세 개의 점 모양의 버튼으로, 주로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으며 누르면 다양한 선택 사항이 펼쳐짐 - 출처 네이버 사전
날 닮은 너 ♬
플로는 앞서 다룬 것처럼 개인의 취향을 다 반영해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유사곡을 추천해도 별로 내키지 않는 곡이 있거나 좋아하는 노래만 듣고 싶은 경우가 있을 텐데요. 플로에서는 좋아하는 곡의 개별 듣기가 바로 가능합니다. 또, 이때 다음 노래를 들으면 다른 유사곡이 자동으로 추천됩니다.
반면에 멜론은 유사곡 추천 리스트에서 개별 듣기를 하기 위해 전체 듣기를 해서 따로 빼내거나, 앨범 페이지로 이동해서 곡을 재생해야 합니다. 딱 한 곡만 선택해서 듣기에는 꽤나 불편한 환경인 것이죠.
두 앱에서 공통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플레이리스트에 담기' 기능을 플레이어 화면에 노출된 '유사곡' 버튼이 아닌 케밥메뉴를 통해서 별도의 페이지로 이동해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타 플랫폼의 경우에도 플레이리스트에 담기 위해서는 별도의 페이지로 이동해서 이용해야 했습니다.
유사곡 추천에서 또 비교할 수 있었던 부분은 NULL 값을 어떻게 표시하느냐? 즉, 유사곡이 없는 노래는 어떻게 안내를 제공하는지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멜론은 "...유사한 추천곡을 준비 중입니다"라는 내용으로, 플로는 "유사곡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안내를 제공하였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멜론의 문구가 더 친절하게 와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과 우정사이 ♫
마이크로 기획 포인트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기능이 있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멜론에서는 '실험실'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플레이어의 배경 효과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날씨에 자동으로 맞추거나 직접 지정해서 눈 내리는 또는 비 내리는 플레이어 화면을 설정할 수 있는 아주 감성적인 기능이죠. 이 기능은 카카오 채팅방에서도 많이 보셨을 것 같습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한 번 이용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플로에서는 개인 취향에 맞춰 플레이어를 직접 꾸밀 수 있습니다. 사진이나 색상으로 배경을 지정할 수 있고, 스티커로 꾸밀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기능이 타사와 차별되는 플로만의 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잘 안 알려진 것 같더라고요. 멜론이었다면 플레이어 화면을 캡처해서 커뮤니티에 공유할 수 있도록 게시판이라도 만들 것 같은데 말이죠.
다시 마이크로 기획 포인트로 돌아와서 이번엔 '재생 시점 이동 기능'을 어떻게 사용성을 고려하여 제공했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멜론은 아래 재생바를 드래그했을 때 손가락에 화면이 가려지는 점을 고려하여, 상단에 이동할 시점과 노래 전체 시간을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플로는 재생바 바로 위에 이동할 시점을 표시해 주고, 앨범 사진 좌우를 더블 탭 했을 때 10초 전/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OTT 서비스에서 많이 보셨을 친숙한 기능이죠. 플로에서는 구간 이동 시간도 10초에서 30초까지 5초 단위로 직접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준비하면서 스포티파이, 지니뮤직, 바이브, 벅스를 간단하게 사용해 보았는데요. 스포티파이가 확실히 기존 음악 플랫폼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동작했던 부분이 꽤 있어서 아쉬웠지만, 오히려 이걸로 나중에 스포티파이의 마이크로 기획을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습니다.
/ 23.11.05 | 24.07.29 최근 글과의 톤을 맞추기 위해 쓸데없는 말은 지우고, 레이아웃도 수정했습니다.
/ 썸네일 : 미드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