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고 싶은 건 책밖에 없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하는 말들에는 친구가 생겼고 혼자는 외로워서 나는 더 친구를, 학교를 만들어줄래
책은 장편소설이 되어 연재에 연재를 거듭하고 싶어서 자꾸만 이야기를 지어내
친구들은 책의 모서리를 줄줄이 따라다니고 그래도 나는 괘념치 않았어
장편소설에는 등장인물이 많았어야 했는데 나는 너무 왜소해서 친구들이 적었고 말보다는 침묵을 먼저 배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지 않았다
보답 받고 싶어서 자선하는 거 아니에요 과거는 사실 듣고 있었고 미래는 기실 보고 있었는데
나만 몰랐다 나만, 내가 만들어준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구나
이제는 벽이 된 장롱을 못내 성이 나 걷어차고 우수수 비를 맞아 핏물이 흐르면
착한 엄마가 달려와서 하나둘씩 모진 것들을 나르다가 허리를 다치고
난 책이 되고 싶었단 말야, 엉엉 울고픈 마음은 다친 엄마 앞에서 내색 할 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