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버의 마인드를 알았더라면,

지금의 나라면 다른 선택을 할까?

by 도비앤

여느 날처럼 아이들을 유치원, 학교에 보내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고 있었다. 운전하면서 알고리즘의 힘으로 하와이대저택 채널에 고명환작가님이 나온 영상을 듣게 되었다. 기버의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운전 중이라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메밀국수집을 열었는데 마진이 30%라고 한 것 같다. 밀가루에는 등급이 있는데 사람들은, 아니 밀가루의 신이 와도 맛 구별이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저가로 파는 짜장면, 이런 곳들은 당연히 낮은 등급의 밀가루를 쓸 수밖에 없단다. 그 사장님이 나쁜 게 아니라 단가를 맞추려면 그렇다는 말도 덧붙었다.


고작가님도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했다. 등급을 낮추면 마진이 크게 더 남는 상황, 기버의 마음을 몰랐다면 분명 낮췄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등급을 오히려 올리고 마진은 줄지만 먼저 줘보기로 했다. 맛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단시간 효과가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집에 가면 사람들이 알 수 있단다. 속이 더부룩한지, 속이 편안한지.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정말로 더 큰 이익이 돌아왔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몇 년을 못 버틴다고도 했다.



나 또한 돌아보았다. 지난날 떡케이크 공방을 운영하면서, 남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나는 비싸도 국산 흑임자를 사서 직접 볶고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 당일에 깨절구로 직접 갈곤 했다.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바로 갈아서 만든 흑임자설기의 고소함은 단연 달랐다. 단호박은 시기별로 가격 편차가 매우 크고 흑임자에 비해 관리 보관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역시 주문이 들어오면 단호박을 사 와서 직접 쪄서 만들었고, 두 설기는 주문율 1위, 재주문율 1위에 빛나는 고객들이 인정해 주는 맛이었다.


그렇게 재주문 고객들, 소위 단골이 하나 둘 생겼고, 공방은 상당한 안정기에 들어섰다. 3년 차가 되었을 때, 나는 조금 더 편해지고 싶었다. 흑임자는 가루를 썼고, 통단호박은 껍질을 깐 채 냉동해 파는 것으로 대체했다. 맛테스트도 했지만, 엄청 큰 차이는 아니라고 대신 시간도 확보할 수 있고 훨씬 편해지잖아. 하며 넘겼던 것 같다. 책을 조금 더 읽고, 기버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아가는 지금의 나라면 절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같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그랬다. 더 나은 것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고민하는 대신, 생산단가를 낮추고 편함을 추구했다.


이제는 공방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나는 고객을 상대하는 일을 여러 개 하고 있다. 먼저 내어준다는 기버의 마인드가 아직도 어렵고, 멀게 느껴지지만 단순하게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본다. 손님들에게 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 서비스 제공 품목을 유지하고, 원하는 제품을 더 적극적으로 넣어줄 수 있다. 하물며 집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가족에게도 먼저 줄 수 있는 한 가지를 실천해야겠다. 꿀꿀 돼지우리를 방불케 하는.. 거실을 청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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