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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26. 2018

알아두면 마음편한 인생선택

제목은 좋다. 제목'만' 좋다

우리 솔직해져 보자. 대부분은 복권 1등에 당첨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봤을 것이다.
일단 팩트부터. 우리나라의 59.7%는 1년에 1회 이상 복권을 산다.
그럼 나머지 40.3%는 돈이 없거나, ECEG(Easy Come Easy Go)를 믿거나, 관심이 없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복권을 구입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때론 복권을 사는 사람들을 굉장히 하찮게 본다.


몇 년 전, 신나는 금요일 밤, 건대입구역. 취기가 오를 대로 오른 친구가 비틀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동을 가누지 못하는 친구를 보며 이상한 정의감에 불타오른 나는 그 친구의 목적지까지 어깨동무를 해줬다.


기껏해야 화장실이겠거니 했는데 그 녀석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펴늬점..펴늬점’을 외쳤고, 난 이 친구가 헛개수나 여명808을 마심으로써 다시금 전의를 불태우려고 하는구나 라는 추측을 하며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친구를 데려다 줬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반대로 그 친구는 로또를 구매했다. 취한 와중에도 친구는 수능시험 치듯 굉장히 신중하게 번호를 마킹했다. ‘야 이 미띈넘아, 그거 어차피 안 되는데 왜 하냐?’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나를 보며 진지하게 말하던 그 친구의 답변을 잊을 수 없다. ‘야, 나 되면 아무한테도 알리지 마. 너만 알고 있어. 니가 원하는 거 하나 해 줄테니까.’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일까, 얼떨결에 알겠다고 답변을 하고 집에 와서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봤다.


‘진짜 그 친구가 당첨이 되면 뭘 달라고 하지? 차가 좋을거 같은데.. 면허가 없으니까 면허부터 따야겠지?’ 결과는? 당연히 꽝이었고, 그 친구는 이후로도 꾸준히 로또를 사고 있다.

‘814만분의 1’ 우리 나라 로또 복권의 1등 당첨확률이다.
즉, 평생 복권을 산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당첨되지 않는다. 그것이 복권의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실제로 매년 당첨되는 사람이 존재하는 이상 어쩌면 나에게도 기적이 일어날지 모른다.‘라고 망상하고 마는 것이 인간이다. 덕분에 복권 산업이 성행하고 있는 거고.

이 책은 여러 가지 특이하고 일반적인 몇 가지 선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10억 원 복권에 당첨된다면?’ , ‘특이한 이름을 가지게 된다면?’ ‘와이셔츠 속에 무엇을 입어야 할까?’ ‘지하철 입구에만 서 있는 사람들의 심리는?’ 같은,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리고 무서운 결론을 도출한다. 과학적인 근거에 의거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도 없다. 예컨대, 중앙으로 들어가지 않고 지하철 입구에만 서 있는 사람들은

1.눈치 있게 행동하는 회로가 뇌에 만들어지지 않았고 

2.시야가 좁고 

3.타인을 움직이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기에

전망이 어둡고 기업사회에서의 성공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얘기한다.

이외에도 조심할 게 너무 많다. 책을 보고 걱정이 더 많아졌다. 마음이 편하긴 커녕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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