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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25. 2018

'힘내세요.'

겨우 한 마디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쓰는, 소식을 받으며 조용히 좋아요만 누르는 분이 있었다.

엄지손가락 두 번. 으레적으로 좋아요를 누르고 휙 넘기지 않고 항상 글을 정독하며 가슴이 따뜻해질 수 있었다.

누구나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상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 그 아름다움을 글로 우아하게 표현해내셔서 ‘아마도’ 부유하지는 않더라도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 받고 자랐을 거 같았다.

어제 새 글이 올라왔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글이었다. 글을 내리며 쉬이 좋아요를 누를 수가 없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삶의 무게와 슬픔의 감정이 나에게도 전이되어 눈물이 났다.

주도적으로 살아라, 좋아하는 걸 찾아라라고 자신 있게 말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러고 싶지만, 그럴 기회조차 박탈 당한 사람들이 비로소 읽혀졌다.

좋아하는 책 한 두 권 사고, 삶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며, 한 달에 한 두 번은 여행을 가는 그런 소소한 행복조차 누릴 수 없는, 그래서 더더욱 아픈.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메세지를 보냈다. 어떤 식으로 보내야할지도 몰랐다. 구구절절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다, 내가 보낸 메세지는 겨우 ‘힘내세요.’
다음 날 그 분에게 메세지가 왔다.

‘고맙습니다. 아직 어른이 덜 되어 남긴 푸념에 힘내란 말씀도 해주시고.. 좋은 봄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어쩌면 그 분은 힘내세요 라는 메세지의 속뜻을 읽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따뜻하고 속깊은 분이기에.

‘힘내세요. 혼자서 감당하느라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났어요.우연히 만난다면, 따뜻한 커피와 식사를 대접할게요. 그리고 손을 꼭 잡아드릴게요. 부디 행복하시길,  묵묵히 응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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