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사람) 되는 방법

당신이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언제입니까?

by 권민창

우리는 보통 ‘매력적’이라는 말을 외모가 굉장히 뛰어날 때 쓴다. 하지만 ‘볼매(볼수록 매력적이다.)’라는 말은, 외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두고 두고 보면 그 매력이 우려져 나오는 사람들에게 사용한다. 첫인상은 전자에게 끌리지만, 시간을 두고 만나다보면 대부분 후자에게 훨씬 더 큰 매력을 느낀다.


‘흥행보증수표’ 유해진은 대한민국 대표 명품 조연 전문배우다. 영화 내에서는 주로 구수한 입담과 재치를 선보임과 동시에 깐죽거리는 캐릭터로 많이 출연했다. 가볍고 장난을 많이 칠 것 같은 외모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매우 조용하고, 독서와 사색을 즐기고 음악 감상이 취미일 정도로 생각이 깊다고 한다. 내가 정말 놀랐던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TVN에서 방영하는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그 때 손호준과 처음 만났을 때 존댓말을 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초면에 존댓말이 예의긴 하지만, 그는 손호준보다 무려 14살이나 많았고, 또 위아래가 확실한 배우들이었기에.


그 전부터 많은 영화를 통해 ‘유해진’이라는 사람의 매력을 느꼈지만, 또 한 번 ‘유해진’이라는 배우에 반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지금은 헤어졌지만 ‘유해진’은 2010년, 대한민국 최고의 디바 ‘김혜수’와 교제를 하며 우리나라를 깜짝 뒤집었다. 항간에 들려오는 소문에는 김혜수가 유해진에게 먼저 반했다고 한다. 외모적으로는 뛰어나지 않더라도 김혜수는 인간 ‘유해진’이 갖고 있는 다양한 매력들에 끌렸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외모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이상하게 눈길이 가지 않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외모적으로는 뛰어나지 않더라도 이상하게 계속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농구 동아리를 할 때 우연히 알게 된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누가 봐도 잘생긴 외모여서 당연히 여자친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없었다. 그런데 몇 번 함께 모임을 하고 이 친구를 알아가면서 왜 이 친구가 여자친구가 없는 지 알게 됐다. 이 친구는 매사에 자신감이 없었고 주눅 들어있었다. 그리고 항상 ‘난 못해.’ ‘내가 어떻게 해.’ ‘안 될 거 같아.’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난 그 친구가 조금 안타까웠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A야, 니가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언제야?’ 라는 질문을 했는데, 그 친구는 얼굴이 빨개지며 화들짝 놀라는 것이었다. ‘야, 그런 질문을 이런 데서 다 들리게 하면 어떡해?’ 나는 웃으며 얘기했다. ‘왜, 옆에 누가 듣는다고 그래.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에 관심 없어.’ 그러자 그 친구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모기만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없는 거 같아.’ 나는 다시 물었다. ‘그럼 니가 매력적이고 싶은 순간을 찾는다면 언제야?’ ‘음.. 지금에서야 얘기하는 건데, 나는 보드게임을 좋아하고 잘하는 거 같거든. 10년 정도 했었으니까. 내성적인 성격이 보드게임할 때는 조금 사라지는 거 같아. 그리고 보드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는데 그 때의 내가 매력적이었으면 좋겠어.’ 그 날, 그 친구와 보드게임방에 갔다. 나는 보드게임에 문외한이라 그냥 그 친구가 하자는 게임을 했다. 그 때 그 친구와 ‘고스트’라는 게임을 했는데, 친구가 친절하고 잘 설명해줘서 정말 재밌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2시간 정도 보드게임이 끝나고, 그 친구에게 얘기했다. ‘A야, 니가 매력적이고 싶은 순간이라고 얘기했던 부분 있잖아. 그거 진짜 매력이야. 나 니 설명 듣고 너무 재밌게 보드게임 할 수 있었어. 고마워.’ 그러자 그 친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민창아. 나도 너 덕분에 내가 진정으로 매력적인 순간이 언제인지 고민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 나도 웃으며 말했다.


‘넌 그거 말고도 훨씬 더 많은 매력이 있어. 그리고 매력을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운 게 아니야. 매력은 어필해야 매력이지. 항상 너한테 질문했으면 좋겠어. 난 왜 이렇게 매력이 없을까? 라는 질문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매력이 뭘까? 라는 질문 말이야.’


그러자 그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매번 나는 자신감이 없다. 자존감이 낮아보인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 그런데 너를 통해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게 됐어. 정말로 고마워.’ 그 이후 기분 탓인지 몰라도 그 친구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됐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장점과 매력을 남들 앞에서 얘기하길 꺼려한다. ‘튀면 안 된다.’ ‘겸손해야 된다.’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진정으로 겸손한 것은 과하지 않게 자신의 매력과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아닐까? 외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매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존감이 높고 매사에 긍정적이다. 반면, 외모가 뛰어나더라도 매력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매력을 잘 모르고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존감이 낮고 매사에 부정적이다. 세상에는 외모 말고도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그리고 그 ‘매력’들을 찾는 가운데서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이 형성된다. 지금 자기 자신에게 묻자. 그리고 당당하게 대답해보자.


‘내가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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