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새끼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라.

by 권민창

불입호혈 안득호자(不入虎穴 安得虎子)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 말은 호랑이새끼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좋은 질문을 하고 싶다면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나는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첫 번째는 바로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독서는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의 행동으로 인해 타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결과와 영향력을 고려하게 해 준다. 사람은 자기가 겪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책으로나마 다방면의 지식들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하게 되면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벗어나 새로운 질문들을 던져볼 수 있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라는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나에게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것을 좇을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고, 귀스타브 르 봉의 <군중심리>라는 책을 읽으며 ‘집단은 우매해질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안에서 우매해지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질문들은 내가 끊임없이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예전에는 ‘오늘 뭐 먹지?’ ‘퇴사하고 싶은데 어떡하지?’ ‘퇴근하고 누구랑 술 마시지?’ 같은 가벼운 질문들만 던지다가,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삶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 그 순간만큼은 작가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내 인생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시대를 호령했던 군주들과, 당대 최고의 성현들이 남겨놓은 글들을 통해 그들의 지혜를 간접적으로나마 흡수하고, 함께 호흡하며 질문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굉장히 ‘깊어졌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2년 전에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을 봤다. 이 책에 나오는 조르바는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지만, 모든 것을 직접 다 해보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 책을 읽고 ‘책만 읽는 천재보다 행동하는 바보가 백배 낫다. 내가 인생에서 하고 싶었는데 망설이다 하지 못한 것들이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고, 2달 뒤에 바로 친구와 3박 4일로 무전여행을 떠났다. 속초에서 부산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히치하이킹을 하고, 사람들에게 밥을 얻어먹는 게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할 용기가 없었지만, 막상 해보니 오히려 식사를 대접해주고 차를 태워주는 분들이 우리를 응원해주셔서 무사히 무전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전여행이 끝나고 ‘어떤 힘든 상황이라도 의지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라는 가치관을 얻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독서모임이었다.

혼자 독서를 하면 자칫 편협해질 수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의거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아서 지역별로 다양한 독서모임을 다녔었고 정말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같은 책을 봤는데 느끼는 점이 저마다 너무도 달랐던 것이다. 서로가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갖고 있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문장을 봐도 다르게 생각한다는 게 참 신기했다. 특히나 정말 좋았던 점은, 서로의 의견을 ‘틀리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름으로 받아들이며,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해준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고 자신의 느낀 점을 나누는 것이기에 질문들도 전혀 가볍지 않았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은 미국 총기 난사 사건 범인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에 관하여 쓴 책인데, 보통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만 주목을 받고 우리는 그 부모에 관해서는 ‘애를 막 키웠나 보다.’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가해자 부모의 관점이라는 다소 독특한 시각을 공유할 수 있었고, 독서모임의 누군가가 ‘내가 만약 가해자의 부모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 순간 정말 많은 상상을 하게 됐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 속으로 나를 포함시켰던 것이다. 굉장히 신선한 답변들이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또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3가지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공유했다. 이렇게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사고가 확장될 수 있었고, 이 경험들을 계기로 내가 있는 지역에 독서모임을 직접 운영하며 ‘일반인 토크 버스킹’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이것도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질문을 통해 깼던 사례다. 우리는 흔히 강연이라고 하면 성공한 사람이나 말을 잘하는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사람도 자신들의 평범한 얘기를 사람들 앞에서 누구나 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물었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지역의 행사로 만들 수 있었다.


세 번째는 멘토들을 만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한다.’라고 말한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계를 깨려면, 먼저 그 세계를 깨고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멘토들을 만나야 한다. 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도 우연히 찾아간 멘토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듣고,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한다. 그렇기에 좋은 사람들을 만난다면 인생을 변화시킬 획기적인 질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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