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강연을 해야하는 당신에게 필요한 질문
‘형님, 잘 지내시죠?’ 남자 간호사이면서, sns 상에서 ‘리딩널스’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성훈이에게 연락이 왔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얘기를 하고 있을 즈음이었다. ‘형님, 저 사실 조언을 좀 구하려고 합니다.’ 성훈이가 약간 풀죽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응, 성훈아 무슨 일 있어?’ 그러자 성훈이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 제가 최근에 열정에 기름 붓기에서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클럽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2주에 한 번씩 모이고, 되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3개월 정도 미션을 같이 하는 건데요, 다음주에는 여기 크리에이터 클럽 사람들 100명 정도가 참여하는 강연쇼를 해요. 대표님들도 참여하시구요. 그런데 저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아는 분이 절 강연자로 추천하셨나봐요. 그래서 지금 약간 멘붕상태입니다. 15분 동안 강연을 해야 되는데.. 저 말고 다른 분들은 다 너무 대단하신 분들이라, 뭔가 특별한 스토리를 해야 될 거 같고.. 어떻게 해야 될까요 형님?’
사실 내가 성훈이에게 조언을 해줄 것은 딱히 없었다. 성훈이는 이미 다수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경험들이 있었고, 남들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상이 정해져있고, 줘야 할 정보가 정해져있는 강연이 아니라, 연령층이나 직업군도 다양하고, 어떤 얘기를 해야할지 정해지지 않은 강연이라 많이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성훈이의 얘기를 듣고, 성훈이에게 강연을 만들기 위한 4가지의 질문을 말해줬고, 성훈이는 너무 감사하다며 연신 인사를 했다. 급하게 강연을 해야 할 때 우리는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리고 무언가 특별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스스로는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전혀 평범하게 듣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A는 공무원인데, 고등학교때까지 수영선수를 했었다. A는 자신이 굉장히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공무원이면서 수영을 전공한 사람이 전국에 몇 프로나 될까? 이런 평범한 이야기도 본인의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4가지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마인드 셋부터 하도록 하자. ‘내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굉장히 특별하고, 그 특별한 이야기로 사람들을 동기부여시킬 수 있고, 감동도 줄 것이다.’ 라고 말이다.
자, 이제 4가지 질문을 공유하겠다.
첫 번째는 '당신은 누군가요?' 라는 질문이다.
이것은 청중에게 신뢰감을 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얘기한 설득의 3요소중 에토스에 해당하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라면 이렇게 소개할 것이다. ‘안녕하세요. 독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북테라피스트 권민창입니다. 책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하다보니, 기회가 되어 책도 2권 쓰게 되었고, 교육쪽을 좀 더 공부하고 싶어, 연세대학교 교육행정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신뢰가 간다. 자신을 딱히 소개할 문구가 없다고? 그렇다면 재밌고 쏙쏙 들어오는 문구를 만들어보자. 내가 인상 깊게 들었던 자기 PR 중에 몇 개를 공유하자면, ‘안녕하세요. 베개씨입니다. 우리는 힘들거나 지쳤을 때 베개를 찾잖아요. 저도 사람들에게 그런 베개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제 닉네임을 베개씨로 지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우사인 희정입니다. 우사인 볼트처럼, 생각한 것을 빨리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서 제 닉네임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어떤가? 그냥 단순히 ‘안녕하세요. 누구입니다.’ 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와닿는다. 1단계의 질문에서 자기소개를 완성했다면 2단계로 넘어가보자.
두 번째는 '당신은 무슨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라는 질문이다.
예전에 누군가의 강연을 갔었다. 상당히 기대를 했었는데 그 강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는 뭘했고, 이래서 자기가 성공했다 라는 자신의 성공스토리만 나열했다. 지루하게 듣는 와중에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표정을 봤는데 나와 같은 표정이었다. 아마 그 강연을 듣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나와 같은 표정과 생각이었을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성공스토리를 듣길 원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사람이 잘 나갔다는 얘기보다는, 힘들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냈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 사람들이 에세이를 많이 읽는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래. 나만 이 상황에서 힘든 게 아니구나. 나만 이런 일을 겪는 게 아니구나.’ 그렇게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강연도 마찬가지다. 유명한 강연자 김창옥씨는 공부를 잘 하지도 못했고, 삼수를 했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대학교를 간신히 입학했다. 그는 우울증을 앓았었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당당하고 멋지게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 김창옥씨는 자신의 아픔과 힘듦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 인간적인 모습이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줬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내가 어떤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생각해보자.
세 번째는 '당신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발견했나요?' 라는 질문이다.
세 번째 질문이다. 그 과정중에 무엇을 발견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히 문제를 극복했다는 얘기에서 그치기보다는, 그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용기’를 얻었다든가, ‘하면 된다’라는 메시지를 발견했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메시지는 강연을 한 단어로 정리해서 사람들의 뇌리에 남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네 번째는 '당신의 이야기가 내 삶에 어떻게 연관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다.
나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호기심이고 두 번째는 이익이다. 그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나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으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42KM를 잘 달렸는데 나머지 195M를 남기고 포기한다면, 마라톤을 완주하지 못한 것이다. 이 4번은 강연을 ‘완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아직도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1,2,3,4번의 질문들을 연결해서 예를 들어보겠다.
‘1. 안녕하세요. 내면뿐만 아니라 외면도 아름답게 디자인해주는 김예쁨입니다.
2. 저는 중학교 시절 굉장히 뚱뚱했습니다.
그로 인해 참 많은 놀림을 받았었는데요, 그 때 저에게 잘해주는 한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남학생을 좋아했었죠. 3개월 정도 고민하다가 그 학생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저에게 불쌍해서 잘해준거지, 니가 좋아서 잘해준게 아니다. 난 못생긴 여자 싫어한다 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3개월 정도 독하게 다이어트를 하게 됐죠. 다이어트는 별 거 없었습니다. 그냥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3개월만에 약 20KG가 빠졌고, 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외면은 180도 달라졌지만, 내면은 상처받고 자존감 낮은 3개월 전의 저와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살이 좀 쪘다 싶으면, 먹은 것을 토했고 우울해지면 또 폭식을 하게 됐죠. 거식증과 폭식증을 동시에 가졌던 것입니다. 건강은 점점 나빠져갔고, 전 약이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때 정아라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 친구는 상당히 에너지 넘치는 친구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항상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저는 이 친구에게 저의 고민을 털어놨고, 이 친구는 함께 운동을 하자고 했습니다. 처음 정아와 운동을 할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제 안의 무언가가 변화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기구를 못 들 거 같고, 힘들어서 스쿼트를 하지 못할 것 같은 순간에도 정아는 항상 제게 할 수 있어, 넌 극복할 수 있어 라는 얘기를 해줬고, 그렇게 정아를 따라 시작한 운동이 지금은 제 직업이 되었습니다.
3.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너무나도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들을 견디며 꾸준하게 하다보니 인내심이 생겼고, 자존감이 올라갔으며 밝아질 수 있었습니다.
4. 트레이너를 하다보니, 예전의 저처럼 뚱뚱하고 자존감 낮은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에게 먼저 힘든 운동을 시키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려 노력합니다. 살을 빼고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운동도 필수지만, 그들에게 할 수 있다 라는 동기부여와 비젼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 외모나 몸매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낮은 자존감을 갖고 계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부터 너무 높은 다이어트 목표를 세우기보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운동을 하며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운동을 통해 여러분들이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도 건강해지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예쁨이었습니다.’
이렇게 4가지의 질문만 던졌을 뿐인데, 금방 그럴듯한 강연이 나왔다. 이렇듯, 질문은 누구를 만나는 한정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쓰일 수 있다.
어떤 강연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자신에게 이 4가지 질문을 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