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겨드랑이털도 울만큼 춥다는 뜻으로, 루이16세가 전용기를 타고 자주 가던 북경의 어느 허름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아 추위에 떨며 혼잣말로 '겨..겨로오울!'이라고 한데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이 때 기력을 소진한 루이 16세는 결국 프랑스혁명때 살해당합니다.
1700년대에 무슨 전용기냐고요? 부다페스트 호텔도 있는데 전용기도 있을 수 있죠.
30살을 코앞에 둬서 그럴까요, 조금만 추워도 어깻죽지가 시리고,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이 말썽을 부립니다. 10년 전에는 이 날씨에 밖에서 농구를 해도 쌩쌩했는데 말이죠.
여러분도 학교 다닐 때 '외국인'선생님들 있지 않았나요? 저도 고등학교 때 '크리스'라는 선생님과 굉장히 친했습니다. 크리스는 그 때 당시 학생들에게 굉장한 센세이션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영어회화 수업을 맡았었는데요, 그 전 선생님은 좀 따분하게 수업만 진행하는 스타일이었다면, 크리스는 수업 진도 따위 신경쓰지 않고, 아메리카 스타일로 게임도 하고, 미국 과자도 뿌리고, 날씨가 좋으면 운동장에 나가서 럭비공도 던지며 그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는 만능 스포츠맨이었어요.
럭비, 축구, 탁구, 테니스뿐만 아니라 농구도 어마어마하게 잘했습니다.
실력은 없지만 승부욕에 불타던 슬램덩크 강백호같던 그 시절, 저는 크리스에게 항상 1:1을 하자고 했고 크리스는 웃으며 저를 상대해줬습니다.
그런데 이 형 좀 너무한 게, 단 한 번도 안 져주더라고요. 한 번쯤은 져줄 수 있잖아요. 그런데 3시간 내내 5점 내기 100번 정도를 했는데 진짜 묵묵하게 제 머리 위로 슛을 던지고 '두유워너챌린지어겐?' 이라고 시크하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1년이 지나 크리스와 작별할 시간이 되었고, 저는 크리스에게 가서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러자 크리스도 '너같이 열심히 하는 학생과 농구를 할 수 있어 행복했어.' 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며 꽉 안아주더라고요.
제게 크리스는넘지 못한 산이었지만, 결코 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언제든 등반할 수 있게 등산로도 깔아주고, 로펠도 던져주는 그런 산이었죠.
그저께였나요, 크리스토퍼 블레이지님의 생일이라고 떠서 오랜만에 페북에 들어갔습니다.
군살 없고 탄탄한 30대 후반의 크리스는,
배 나온 딸 바보 50대 아재가 됐더군요.
반가워서 '크리스, 나 기억나? 너랑 맨날 1:1했던 걔야.'라고 댓글을 남겼는데, 아직도 답이 없네요.
크리스가 약간 쫀 거 같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