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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an 05. 2017

행복의 우선권

냥이

2016년은 참 정신 없이 달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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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대파열,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접하게 된 책,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카드뉴스를 만들었고,
원주독서모임, 그리고 군부대안에서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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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마찬가지로 무지막지한 계획들을 세워놓고 열심히 달리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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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라면 올해 전반기에 책도 한 권 더 써야했고, 140학점을 채우고 후반기에는 대학원도 가야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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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어제 학점을 따기 위한 공부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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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당장 내 인생에 필요한 걸까?'
'난 지금 행복한걸까?'
'왜 이렇게 열심히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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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강의를 끄고 집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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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따뜻한 방에 누워 뒹굴거리며, 노래를 틀어놓고 아무생각 없이 봄이랑 겨울이랑 놀아줬어요.
그러다 잠들었죠. -
행복하더라구요.
계획을 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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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은 드라마를 본 적이 없었어요.
시간 아깝다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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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주에 도깨비를 몰아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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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학원은 천천히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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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을 6개월 빨리 간다고 내 인생이 더욱 행복해질까? 라고 나에게 물었을 때,
대답은 '아니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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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잃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삶을 살자!
라고 결심했는데, 언제부턴가 욕심이 생기고, 성공한 사람들과 절 비교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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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모임 지정도서였던 '그리스인 조르바'에 이런 구절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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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건 포도주 한 잔, 밤 한 톨, 허름한 화덕과 바닷소리처럼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은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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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에 베이글 시켜놓고 사람들 구경하면서 멍 때리고 있습니다. -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구요.

행복하게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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