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거창한 걸 바라지 않아요.
며칠 전, 야근을 해서 힘들고 지친 상태로 학교 근처 작은 카페에 들러 카페라떼를 주문했습니다.
벨도 없는 카페라 주인 분이 직접 목소리로 메뉴가 완성됐다는 걸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좀 특이한 점을 발견했어요.
보통은 '카페라떼 나왔습니다.' 라거나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라고 하는데,
'달달하고 따뜻한 카페라떼 나왔습니다.'
'쓰지 않고 담백한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메뉴를 건네주는 주인분의 표정에서 자부심과 친절함, 그리고 행복함이 보였습니다.
물론 맛은 늘상 마시던 카페라떼였습니다만,
잠시나마 달달한 카페라떼를 먹는 제 모습을 상상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사랑한다는 표현도 이와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누군가는 표정이나 행동의 변화 없이 사랑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럼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상상도, 사랑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소름이 끼칠 수도 있겠죠.
반면에 누군가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며 말하거나,꽉 안아주면서 귀에 속삭일 겁니다.
어제 종일 부족한 글솜씨로 널 생각하면서 손편지를 썼다고 쑥스럽게 말하며 얘기하거나,
칼바람이 부는 날 데이트를 할 때면 따뜻하게 데워진 핫팩을 손에 쥐어주면서 말하는 경우.
미세먼지가 많으니 집에 갈 때 꼭 쓰고 가라고 마스크를 건네주는 사람, 마스크 쓰기 전에 마지막으로 입맞추자고 귀엽게 입술을 내미는 사람에게는 사랑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보냈던 시간과,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을 상상하게 되겠죠.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하는 대부분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는 서로에게 거창한 걸 바라는 게 아닙니다.
나를 바라보는 사랑스런 눈빛, 스쳐지나가듯 한 말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배려, 지나간 추억을 기억하고 다가올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