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 또한 나를 미워할 자유가 있다.

인관관계에서 느낀 점

by 권민창

예전에 저는 누군가가 절 싫어하게 하지 않기 위해 굉장히 많이 노력했습니다.
누군가가 절 싫어하는 게 견딜 수 없이 힘들었어요.
누군가가 절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약속도 맞춰주고, 고민도 들어주며, 부끄럽지 않은 지인이 되기 위해 보이는 것들에도 굉장히 많이 집착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일방적으로 마음을 줬던 사람들과 만나는 순간은 항상 살얼음판이었습니다.
날카롭게 형성된 감정의 빙하조각을 위태위태한 자세로 지나가고 있었던 거죠.
이 빙하조각은 언제 어떻게 어디서 튀어나와 절 찌를지
몰랐기에, 저는 매번 그 살얼음판을 걸을 때 조심하고 또 조심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넘어지고 미끄러져서, 빙하조각에 찔릴 때가 있었습니다.
제 감정이 다치고 찔리는 순간은 너무나도 괴롭고 아팠어요.
'도대체 왜? 내가 이렇게 조심조심히 걸었는데, 널 어루만져줬고, 일방적으로 맞춰줬는데. 넌 왜 나에게 따스한 말조차 해주지 않는거야?'

매번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던 찰나에 친한 멘토 분에게 제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너를 뜨겁게 안아줄 수 있는 여름과 선선한 바람으로 기분 좋게 해줄 가을이 있는데 왜 굳이 차가운 겨울을 극복하려 하는 거야? 사람은 계절이 아니잖아. 우리가 굳이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견뎌낼 필요가 없어.
만약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한다면, 그거 하나만 기억해.
니가 뭘 하더라도 10명 중에 2명은 널 싫어하고, 7명은 관심 없고, 1명은 널 좋아할거야.'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기본적으로 인간 안에는 이중적인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나의 테두리에 누가 들어오면 싫어하는 독립과 자유의 욕구.
두 번째는 그러면서 누군가와 너무 가까워지고 싶은 친밀의 욕구.

이 두개가 부딪히며 모순을 형성하고, 인간관계에 대해 현실적이지 않은 이상향을 설정하는 거죠.

가장 가까운 부부, 서로를 선택한 사람들도 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고 하루 아침에 사소한 일로 갈등을 빚고 인연을 끊는 관계도 즐비합니다.

그러니 결국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면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게 제일 중요하겠죠.
'나에게 사랑을 갈구할 자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 또한 나를 미워할 자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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