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잘 되게 해줄게.

기대하게 되면 실망하게 된다.

by 권민창

첫 책을 내고 한창 유명해지고 싶었을 때 우연히 어떤 분을 알게 됐습니다.
마케팅 관련 일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첫 만남부터 제게 굉장히 많은 기대를 불어 넣어주셨어요.
'저만 믿으세요. 제가 잘 되게 해드릴게요.'
'이거 남들한텐 몇백만원 받는데 그냥 해드릴게요.'

그렇게 시작한 관계는 일방적으로 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부푼 기대감을 안고 항상 그 분을 만났고, 잘 보이기 위해 매번 선물도 준비했으며, 잘 못 마시는 술도 억지로 마셨습니다.
혹여나 그 분이 주말에 만날 수 있냐고 물을까봐 매번 스케쥴을 비워놨었어요.

그렇게 몇 번을 만나며 항상 '이제는 도와줄 때가 됐는데, 저번에 방송촬영건은 왜 감감무소식이지?'라며 조급해하고 안달을 냈습니다.

그렇게 그 분과 굉장히 많은 시간들을 함께 보내고 난 뒤 느낀 건 두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관계에 있어 한 쪽이 많은 기대를 하게 되면, 그 관계는 건강하게 지속되기 힘들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을 때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꾸준히 내면을 가꾸고 내공을 채워넣으면 기회는 자연스레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 땐 참 대단해보이고 멋졌던 대표님들, 손가락만 한 번 튕기면 내 인생을 한 방에 꽃길로 만들어줄 수 있을 거 같던 영웅들도 결국 사람이고, 그들의 인생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사람을 대할 때 기대를 내려놓고, 사람들이 정의하는 나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삶을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그 이후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굉장히 편해지고 온전히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던 거 같아요.

과거에는 이 사람이 내게 뭘 줄 수 있을까 에 초점을 맞추고 살았다면, 지금은 이 사람이랑 있으면 행복하고 증거울까에 초점을 맞추고 살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삶의 태도가, 가식이라는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던 제가 그 갑옷을 벗을 수 있게 도와준 거 같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기대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실망도 따라오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하지 않고, 함께 하는 순간에 행복을 느낀다면 그 관계는 건강하고 오래갈 수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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