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어땠어?'

우리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가 되는 방법

by 권민창

누군가를 만나고 어땠냐는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대답에서 그 사람이 중시하는 가치관을 알 수 있는 거 같습니다.
'Y대 약대 출신이더라.'
'이뻐. 웃을 때 한지민 닮았어. 약간 박수진도 보이고.'
'차고 있던 시계가 까르띠에던데 꽤나 잘 사는 거 같아.'

글을 쓰는 일이 많은 돈을 가져다주는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꽤나 특별한 일은 맞는 거 같아요.
이전에 안정적인 직장에 다녔을 때는 '뭐 하세요?'라는 질문에 답했을 때는 '아, 그렇구나.'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었는데, 지금은 물어본 상대방이 덤덤하게 넘기지 않고 이것저것 궁금해하는 게 느껴지니까요.

처음 작가가 됐을 땐, 이런 질문이 너무나도 듣기 좋았습니다. 후광효과라고 해야할까요.
상대방이 나를 좀 더 멋지고 대단하게 봐줬으면 좋겠다라는 그런 심리.
말하게 되면 그 이후로는 나를 조금 더 대우해주는 거 같고, 현명하게 봐주는 거 같은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났던 사람들에게는 제가 조금씩 실수를 하게 되는 거 같았습니다.
특별히 잘나지도 않았는데, 책 몇 권 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고 훈계하고 재단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주변 사람들을 많이 잃으면서 느낀 건 이런 후광효과 자체가 저에겐 독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진짜 글을 쓰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특별해보이고 싶어서, 우월해지고 싶어서 시작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되고, 그 동안 제가 정의했던 수많은 가치관들을 뜯어고쳤습니다.
그리고 힘을 빼고, 단정적인 어투는 최대한 자제하며 글을 썼습니다.
'무언가 메세지를 줘야된다, 사람들에게 나의 성취를 증명하고 보여줘야한다.' 라는 부담을 덜고 나니,
훨씬 더 홀가분해지고 글을 쓰는 게 즐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보다는,
'요즘 즐겨 하는 취미 있으세요?'라든지,
'주말에는 보통 뭐하셔요?'라는 질문들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직업이나 그 사람의 배경을 알고 대하는 것보다는 먼저 그 사람 자체를 알고 싶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시작한 관계들이 훨씬 더 깔끔하고 오래갈 수 있는 거 같습니다.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다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얼굴이 이쁘고 잘생겼다고 그 사람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인생을 살아가는지를 본다면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가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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