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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Nov 02. 2019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 가장 이해가 안 갔던 한 가지

휴가는 당연한 권리예요








10년 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휴가결재권자였던 팀장님은 휴가를 쓸 때마다 인상을 쓰며 '작업 들어오는 거 봐서 한 번 확인해보자'라고 하셨습니다.
작업 스케쥴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는 그때서야 '뭐 하려고?'부터 '누구랑 가는데?' '어디 가는데?' 까지 제 신상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셨고, 그런 따뜻한 관심의 손길 덕에 휴가를 나가서도 무슨 일이 있으면 별다른 고려없이 불쑥 불쑥 전화를 하거나 톡을 남기곤 하셨어요.



휴가를 쓰며 가장 이해가 안갔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 달전에 잡아놓은 휴가를, 나가기 하루 전까지 눈치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한달전에 휴가계획을 다 세우고 숙소까지 잡아놨지만, 요즘 이렇게 바쁜데 응당 사무실을 위해 그 정도쯤이야 희생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무언의 압박은 휴가를 나가서도 휴가 자체를 온전히 즐길 수 없게 했고, 휴가를 다녀와서도 '니가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라는 그 원망의 눈빛들은 저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휴가를 쓰면 쓰는 거지, 내가 누구랑 있고 어디로 놀러갈 것이며 뭘 할건지에 대해 당연하듯 묻는 문화였습니다.

'뭐 할건데?'
'좀 쉬려고 합니다.'
'휴간데 아무 것도 안한다고? 휴가 왜 나가냐?'

'뭐 할건데?'
'강릉 좀 다녀오려 합니다.'
'오~여자친구랑? 일박으로? 벌써 진도가 거기까지 나갔어?'

연차가 쌓이고, 시간이 지나며 문화가 조금씩 바뀌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당연하게 생각했던 관행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갓 들어온 신입사원이 저에게 '휴가 좀 나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삐질삐질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내가 연차가 쌓여서 그렇지 신입사원들에게는 휴가를 쓴다는 자체가 정말 힘든 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배려는 그저 아무 것도 안 묻고 '푹 쉬다 와. 나가 있을땐 회사 생각하지 말고.'라며 싱긋 웃어주는 것뿐이었어요.

옆에 있는 동료의 모든 걸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그게 동료로서의 유대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대방이 원치 않는데 그걸 굳이 캐묻거나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을 때 실망한 내색을 보인다면 그것조차 상대방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비단 회사생활에만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인간관계에서도 친하게 지내되, 서로의 선을 존중할 때 상대방도 나를 편안하게 생각해주고 마음 깊숙이 존중해줄거예요.
- 권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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