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기대하지 않았을 때 찾아온다.
2주전 주말, 후배 결혼식이 대방역 3번 출구 근처에서 있어,
결혼식 가기 전에 머리를 다듬고 가려고 그 근처 미용실을 알아봤습니다.
마침 괜찮은 미용실이 있어 예약을 걸었어요.
결혼식 당일날, 미용실 근처에 좀 일찍 도착해서 미용실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분명 지도에는 도착했다고 되어있는데 미용실이 안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예약을 한 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죄송한데 어디 있는지 못 찾겠는데, 다시 한 번만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자 그 분이 굉장히 친절하게 알려주시면서 저한테 뭔가를 물어보셨습니다.
"혹시 제가 아는 권민창님이 맞을까요? 직업군인이셨고, 책 내시고."
저는 깜짝 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여쭤봤고, 그 분은 이름이 흔하지 않아 긴가민가해서 물어봤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인스타로 되게 자주 봤고, 꼭 한 번 만나뵙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또 이어지네요."
저도 너무 반갑고,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머리는 잘 말해놓겠습니다. 이쁘게 하시고 결혼식 가세요. 그리고 괜찮으시면 시간 내서 한 번 봬요. 꼭 만나뵙고 싶은 분이었거든요."
그 짧은 통화로 인해, 그 날 내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머리는 물론 잘 됐지만, 잘 될거라고 기대했기에 행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반면 나를 좋게 기억해주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과의 통화는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더 행복했던 거 같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기대들을 합니다.
그 기대의 베이스에는 당연히 이래야한다라는 것들이 깔려있습니다. 밥은 맛있어야 한다, 지하철은 지연되지 않아야 한다, 연인은 나를 위해 주말은 당연히 내어줘야 한다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 기대들이 깨어졌을 때 우리는 화가 나고 불행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기대를 저버리게 한 대상을 원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떤 것들이 이루어질 때 우리는 큰 행복을 느낍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간 식당의 짜장면 면발이 쫄깃쫄깃하거나,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내 앞에 자리가 바로 나거나, 바쁜 연인이 주말에 시간 내서 나를 보러 오는 경우 말입니다.
이처럼 기대와 행복은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며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매일에 감사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며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