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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Dec 02. 2019

중요한 약속에 늦은 상대방을 어떻게 대해야할까.

상황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자.

3  선릉역 카페 427에서 강연을 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는 책을   얼마  됐었고 강연도   하지 못해 강연   항상 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다보니 강연날 당연히 지장이 갔고, 직장생활과 강연을 병행하다보니 몸이 곪을 대로 곪았었죠.
그러다 그게 터졌습니다. 강연은 토요일 이른 아침이었고, 저는 강원도 원주에 살았기 때문에 넉넉잡아 2시간 정도는 잡았어야 했어요.

그런데 너무 피곤했는지 강연 시간 3시간 전에 맞춰놓은 알람을  듣고 2시간 전에 일어나버린 겁니다.
겨우 일어나 급하게 씻고 머리 만질 시간도 없이, 사인된    권과 노트북을 담은 캐리어를 싣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강연 시간은 다가오지, 차는 고속도로에 거북이처럼 멈춰있지, 차에서 내내 이거 어떡하나 싶었습니다.
조금만  일찍 일어났더라면 여유 있게 버스를 타고   있었을텐데  알람을  들었지 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주차를 가까스로 하고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강연을 한다고 정장을 갖춰입었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찌는 듯한 더위와 늦은 죄책감에 헐레벌떡 캐리어를 끌고 뛰어가다보니 입고  정장이 땀에 절고, 만진 머리도  엉망이 됐습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주최자분에게도 죄송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더라고요.    분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곳에서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캐리어가 많이 무거우셨죠? 이리 주세요. 저희도 커피 마시면서 권작가님  얘기하고 있었어요. 대관 여유 있게 잡았으니 에어컨 바람  쐬시고 천천히 시작해주셔도 됩니다.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강연은 굉장히 재밌게 했던  같습니다.
10 정도 늦었지만, 저를 탓하거나 원망의 눈길을 보내지 않으시고 오히려 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덕분에 제가 부담을 많이 덜고, 더욱 열정적으로 강연을   있었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주최자분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며  번의 강연을  진행할  있었구요.  이후로  번도 늦지는 않았습니다.(웃음)

모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세팅이  경우에 사람들은 누구나 친절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던  같습니다. 하지만  안에서 제가 통제할  없는 변수가 생겼을 , 굉장히 불편해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편이었던  같아요. 항상 제가 먼저 그런 적은 없고 당한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카페 427에서의 일은 제가 명백히 잘못을 했고, 누군가에게 통제할  없는 변수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최자님은 제가 불편하지 않게 따뜻하게 감싸주시는 여유를 보여주셨습니다.
 후로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차가운 상처를 내지는 않았나라며  삶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물론 잘잘못에 대한 명백한 비판과 질책도 성장의 자양분이   있습니다만, 상대방이 이미 자신의 잘못을 느끼고 있다면, 상황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여유를  제공해주는  어떨까요?
 따뜻함 속에 상대방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것이고,  누군가에게 그런 따뜻한 융통성을 발휘할  있는 여유를 가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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