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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Nov 30. 2019

오랜만에 온 반갑지 않은 연락에 대처하는 법

귀찮음보다는 감사함으로

' 지내냐?'
  , 반갑지 않은 지인 A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냥 그렇게 지내지.   지내냐.'
연락을 이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얘기는 듣지도 않은  자신의 얘기만 했습니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이.. 만나는 사람이..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것들이..
그렇게 한참을 얘기하다  말할  없어졌는지,
늘상 그렇듯 조만간   보자며 대화를 마무리하려 하기 전에,  '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해야 하더라. 서운하게.' 라고 말합니다.
저는 '내가 연락  안하는 편이잖아. 이해해줘.'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은 연락을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건데 말이죠.

예전에 저도 오래된 친구에게 연락을 했을  서운함을 많이 느꼈었습니다.
늘상 나만 연락하는  같고, 상대방은 나에게 관심도 없는  같고. 그런 서운함들을 표출하면 상대방은 저에게 미안함을 표시하며, '내가 요즘 정신이 없다.'라고 하거나, '내가 원래 연락 먼저   .'라고 했던  같습니다.

최근에 3년만에 원주에 있을  되게 친하게 지냈던 형에게 ' 사냐.'라고 연락이 왔었습니다.
함께 있는 동안 너무  지냈고, 제가 많이 좋아하는 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의 존재를 잊고 지냈던  같아요. 아니면 연락을 하지 않아도 언제 연락하든 반갑게 만날  있겠다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 너무 오랜만이에요.  지내셨어요? 제가 먼저 연락  드려서 미안해요.'
그러자  형이,
', 보고 싶고 생각 나는 사람이 먼저 연락하는 거지.'
라고 말하더군요.
통화를 끊기   형이, '민창아, 가끔 이렇게 통화하고 가끔 기회가 되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합니다.
   형은 제게 어떤 서운함도, 다그침도 표현하지 않았지만, 저는  형에 대한 묵직한 그리움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형과의 통화를 끊고 A라는 친구도 생각났지만, 무엇보다 제가 연락하지 않는다고 다그치고 서운함을 표시했던 주변 지인들도 많이 생각났습니다.
사실 다그침과 서운함의 이면에는 그리움이 있었을텐데. 서운한 마음이 앞서 표현에 서툴렀고, 그랬기에 상대방에게 부담을 줬던 경우가 많았던  같습니다.
A 제가 기억나고 보고 싶으니까 가끔 이렇게 자신의 안부를 나에게 얘기해주고, 서운함을 표시해주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오히려 감사해졌습니다.

누가 먼저 연락하고, 누가 먼저 연락을 받는  그다지 중요한  같지 않아요.
중요한  하는 사람은 섭섭함보다는 반가움을 느꼈으면 좋겠고, 받는 사람은 미안함보다는 감사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서로에게 부담 없고 담백한 관계를 이어나갈  있을테니까요.
- 권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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