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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Dec 27. 2019

에이, 손님 괜히 잡았네.

그 사람이 쓰는 말과 글, 그리고 행동이 그 사람의 세계를 보여준다

최근에 택시를 타면서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을 겪었습니다.
제가 가려던 장소가 도심과는 좀 떨어진 장소였고, 그래서 일반 호출보다 좀 더 비싼 스마트호출을 선택했습니다. 스마트호출을 누르지마자 택시가 잡혔습니다.
운이 좋다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택시를 타자마자, 택시 아저씨가 인상을 찌푸리며 괜히 잡았다고 얘기를 하시는 겁니다. 저도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제가 거기서  '그럼 잡지 말지 그러셨어요?'라고 하면 서로가 분명 감정이 타오를 거라고 생각해서 가만히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 반응없이 옅은 미소를 짓자, 기사님은 이내 다른 얘기를 하십니다. 차를 산지 두 달 밖에 안 됐는데정비소에서 정비를 이상하게 해서 일을 며칠 못하게 생겼다, 전 손님이 스마트폰을 두고 내려서 또 찾아주러 가야된다, 오늘 진짜 미쳐버리겠다, 돈도 안 되는 곳 가니까 가는 길에 그 손님 스마트폰 좀 가져다주고 가겠다.

제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목적지로 가는 길에서 벗어난 곳으로 가서 스마트폰을 돌려줍니다. 스마트폰을 받은
전 손님은 기사님께 감사의 의미로 2만원을 주셨어요.
그 돈을 받고 다시 목적지로 출발하면서 또 불평불만을 합니다. '이 폰 어차피 구청에 가져다줘도 2만원 받는다. 그런데 나는 가져다주고 2만원 받았다. 내가 참 좋은 일 하는 사람이다. 예전에 현금 1600만원을 놔두고 간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돈도 찾아줬었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사실들을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냥 '아, 그러셨군요.'하고 웃으며 창밖을 바라봤습니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계속 도심으로 갈 때 태울 손님도 없어 적자라는 말을 계속 하십니다.
뭔가 은근히 다른 걸 바라시는 거 같아, 그냥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고생하셨습니다.'하고 재빨리 내렸습니다.

택시에서 내리니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보였습니다. 분명 택시 안이 따뜻하고 안락했지만 제 마음이 너무 불편했나봐요. 불과 30분 정도만 같이 있었는데도 택시기사님의 부정적인 가치관이 전이된듯했습니다.
다행히 목적지의 좋은 풍경과, 함께 있는 긍정적인 사람 덕에 불쾌한 경험을 얼른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불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불평이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 우리의 시야는 흐려지고, 세상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자신은 솔직해서 있는 대로밖에 말을 못한다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부정적인 감정을 전이시킵니다.
사실 이는 부정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략입니다.

그 사람이 쓰는 말과 글, 그리고 행동이 그 사람의 세계를 보여준다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제가 함께 있을 때 에너지를 받고 행복함을 느꼈던 사람들도 긍정적인 생각과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가졌던 사람들인 거 같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기보다, 한 번 더 보고 싶고, 함께 대화하면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런 사람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뜻 사소하게 여겨지는 그런 소중한 시간들이 우리의 인생을 훨씬 더 윤택하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주기보다, 편안함과 행복함을 선물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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