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창 Dec 30. 2019

2019년 MBC 연예대상을 받은 박나래의 수상소감

‘척’이나 ‘가면’이 아니라 진심이어야 한다.

2019년 MBC 연예대상을 받은 박나래씨의 수상소감 중 인상 깊은 부분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키가 148이거든요? 많이 작죠. 근데 여기 위에서 보니까 처음으로 사람 정수리를 봐요. 저는 한 번도 제가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도 안 했고 누군가의 위에 있다는 생각도 안했습니다. 제가 볼 수 있는 시선은 여러분의 턱 아니면 콧구멍이에요. 그래서 항상 여러분의 바닥에서 위를 우러러 보는 게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는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선한 사람도 아니고. 하지만 예능인 박나래는 TV에 나오면 저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박나래는 나빠도 예능인 박나래는 선한 웃음 줄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저 진짜 열심히 할 테니까. 그리고 항상 거만하지 않고 낮은 자세에 있겠습니다. 어차피 작아서 높이도 못 가요. 감사합니다.’    


올 초에 국가전문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러 가서, 3박 4일 합숙을 하며 우연히 만난 룸메이트를 통해 두 명의 연예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명은 고향 친구로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고, 한 명은 대학교 후배였다고 합니다. 고향 친구로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는 연예인이 되고 나서 굉장히 거만해져서 고향 친구들도 다 등을 돌렸다며 별로 좋지 않은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얘기한 대학교 후배인 연예인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대학교 때도 굉장히 반듯하고 착한 후배였고, 지금 뜨고 나서도 연락이 잘 되고 시간을 내서 모임에 오려고 노력한다고,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고요. 그 분이 말하던 대학교 후배가 바로 박나래였습니다. 그 때 그 얘기를 들었을 땐 그냥 ‘박나래가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그 얘기가 계속 생각나서 ‘나 혼자 산다’에서 하는 박나래의 행동들을 유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개그에도 3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표정이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경우, 두 번째는 자신을 낮춰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경우, 세 번째는 누군가를 지정해서 그 사람을 놀리며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경우.

세 번째의 개그는 제일 쉬우나, 조금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놀림 받는 당사자가 기분 나쁘거나, 다른 사람들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남들을 웃길 땐 주로 3번째의 방법들을 써왔고, 이 방법들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많이 잃어봐서 매번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또 누군가가 3번째의 방법으로 상대방을 웃길 때는 조금은 불편하게 바라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박나래는 결코 3번째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보는 사람들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적정선에서 개그를 시도하고, 또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또 낮춘 뒤, 다른 사람들을 높이며 개그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박나래’라는 사람이 정말 멋있어 보이더군요. 무의식중에 누군가를 희화화시키고 놀리는 개그가 나올 수도 있고, 또 그런 장면들을 귀신같이 캐치하는 방송사의 레이더망에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녀는 올곧은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보니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번 그녀의 수상 소감에 저도 같이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어요. 당신은 착한 사람이고 선한 사람이라고.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당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고. 정말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이라고요.    

저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고 싶어 본심과는 다른 행동들과 말을 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여과 없이 거짓이 드러났고, 상대방도 제가 진심으로 그렇게 한 게 아니라, 단순히 ‘척’이었고 ‘가면’을 썼다는 걸 알게 되면서 좋았던 첫인상보다 훨씬 더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거 같아요.

첫 만남에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외모가 뛰어나거나, 말을 잘 하거나, 재력이 있거나, 친절하게 행동하거나, 상대방을 적절히 칭찬하면 됩니다.

하지만 호감에서 더더욱 나아가 그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그게 ‘척’이나 ‘가면’이 아니라 진심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도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워서 박나래씨를 진심으로 존경하는지도 모릅니다. 아무쪼록 그녀가 더더욱 잘 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수상소감 중, 자신이 대상을 받지 않더라도 다른 후보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축하해주는 선배님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처럼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달하고 또 진심을 알아주는 누군가와 행복한 관계를 가꿔나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악플에는 악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