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창 Jan 03. 2020

하나를 꾸준히 못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야.

세상은 넓어

하나를 하면 끝까지 지속하지 못하고 매번 중도에 그만 두고 다른 걸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A라는 친구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어렵게 들어간 좋은 직장을
1년만에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찾고 있습니다. 직장은
그나마 오래 다닌 편입니다. 꽂혀서 시작한 헬스, 춤, 드럼, 노래, 피아노, 그림 등 어느 것 하나 6개월 이상을 버틴적이 없었습니다.

꾸준하고 진득하게 하나를 오래 파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 친구는 '이단아'였습니다. 부모님들도, 그리고 주변 지인들조차 그 친구를 걱정했습니다. 진득하게 직장이나 다닐 것이지, 매일이 다이나믹하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그 친구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봤습니다.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렇게 속을 썩이냐고 말입니다.

몇 년 전에 저도, 그 친구가 걱정돼서 이런저런 말을 했던 거 같아요. 너 그래도 취직은 해야 되지 않겠냐, 나중에는 기회도 없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저도 정작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제 걱정인양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그 때 그 친구가 제게 했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난 꾸준하지 못한 게 꾸준해. 뭐든 하고 싶으면 일단 시작하고, 나랑 안 맞다 싶으면 관두지. 하지만 그 과정 중에서 하나도 안 남은 건 아니야. 독서모임은 지금 2년째 계속 하고 있고,  테니스도 4년째 치고 있는 걸.
내 20대는 힘 닿는 한 최대한 많이 무언가를 해보고, 내가 뭘 좋아하고 잘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며 보내고 싶어. 그래야 훨씬 더 행복한 30대를 맞이할 수 있을 거 같아.'



TED 강연에 출연한 에밀리 와프닉의 '모든 것이 되는 법'이라는 책에는 이렇게 다방면에 폭 넓게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을 멀티포텐셜라이트(많은 관심사와 창의적인 활동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는 사람 즉, 다능인)라고 부릅니다. 그녀는 우리가 갖고 있는 직업과 진로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타파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이 존경받고, 여러 우물을 얕게 파는 사람들이 우려받는 시대는 지났다는 거죠.

지금 그 친구는 자신이 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각자에 맞는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선택함에 있어, 자신이 했던 그 다양한 경험들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자주 시작하고 금방 그만두는 성향의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많이 의식합니다.
'너 또 그만뒀어?'
'이번엔 뭐 해보려고?'
'진득하게 하나만 잘 해봐 좀.'
그렇기에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남의 눈치를 보거나, 또 하다가 그만 두면 다른 사람들이 한 소리하겠지라고 생각해서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거 같아요.

그러나 금방 포기하더라도,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해요. 
63빌딩을 걸어서 올라가면 힘들겠다라고 단순히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걸어가봤는데 20층 정도에서 포기하고 내가 할만한 도전이 아니라고 직접 체감하는 건 다르니까요.

그렇게 다방면의 직접적인 경험들을 통해 분명 인생의 많은 점들을 찍을 겁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점들이 연결되어 여러분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러니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망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간에 쉽게 포기해도 괜찮아요.
그렇게 많은 걸 하다보면 분명 자신에게 맞는 색깔의 무언가를 찾을 거고, 그로 인해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갈테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먼저 사과했는데 왜 사과를 안 하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