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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an 07. 2020

사소한 인연이 주는 큰 행복

양질의 관계 맺기

원주에 살던 시절, 집 근처에 12안젤로라고 굉장히 자주 가는 카페가 있었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커피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알바생이 굉장히 친절했어요.

매번 웃으며 맞아주셨고, 날씨가 더우면 ‘날씨가 너무 덥죠? 시원한데서 쉬다 가세요.’ 라고 해주고, 한 번씩 제가 케잌을 좋아하는 걸 알고, 커피만 시키면 서비스로 케잌도 주셨습니다.

그 알바생은 지금은 형동생 하며 간간이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단순히 손님과 알바생의 관계에서 그쳤을 수도 있지만, 그 동생과 제가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계산하는 짧은 순간에도, 단순히 주문만 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안부를 물었어요. ‘오늘 기분 좋아보이시는데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오늘 들고 오신 책은 무슨 책인가요?’ ‘오늘은 재밌는 손님 없었나요?’ ‘내일 휴무라고 하셨죠? 내일은 푹 쉬시겠네요.’

서로가 웃으며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조금씩 가까워졌고, 나중에 SNS로 친구도 맺고 책도 선물로 주고, 술도 한 잔하고 그러면서 형, 동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조직 심리학자 제인 더턴은 이를 ‘양질의 관계 맺기’라고 말합니다.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삶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양질의 관계 맺기라는 접근법의 미덕은 내 기준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사소하게 관계 맺는 순간을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어디서든 상대방은 물론 나의 기분까지 좋게 바꿀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 양질의 관계를 시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 자연스레 서로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덕분에 저도, 태훈이도 서로에게 좋은 형, 동생이 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비록 누군가에게 양질의 관계를 맺자고 강요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가 먼저 그런 관계를 시작하거나 서로 주고받는 일은 가능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에게 날선 행동을 하는 대신 따뜻하게 대할 수 있고, 거리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의 눈을 피하는 대신 인사를 건넬 수 있습니다. 타인을 무시하는 대신 존중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집 근처 자주 가는 단골 가게 사장님이라든지, 매일 보지만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직장 동료라든지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소중한 일상 속에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 분들도 여러분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느낄 거고, 그로 인해 여러분의 인생도 좀 더 풍요롭고 윤택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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