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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an 07. 2020

야, 걔 그런 애 아니라니까. 괜찮은 애야.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내게 좋은 사람들이 온다.

‘야, B야. 너 C 기억나지. 걔가 내 이야기 안 좋게 하고 다니는 거 같던데.’

A라는 친구가 저 포함 몇 명이 있는 채팅방에 글을 올렸습니다.

A가 최근에 학원에 다닐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만났는데, 예전에 함께 학원을 다녔던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하고 다닌다고 A에게 말했답니다. 누군지는 얘기 안 해주고 그냥 그 사실만 얘기해줬나봐요. 인간의 본성이라는 게, 그렇게 누군지 얘기 안 해주고 있었던 일만 떡하니 얘기해주면 처음에는 당황스럽다가 나중에는 화가 나면서 그 얘기를 한 사람을 찾으려 합니다. A도 마찬가지였어요. B와 학원을 함께 다녔던 시기가 겹쳐서 공통된 사람을 많이 알았고, 그 중에 C 아니냐고 B에게 동의를 구했나봅니다.

저는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채팅방을 보고 있었는데, B가 올린 카톡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B는 ‘야, 너 C 아닌 거 알잖아. 걔가 얼마나 착한데. 걔 학원에서 제일 밝고 열심히 하는 애였잖아. 누가 남 뒷담하면 그만 하라고 할 애지, 뒤에서 남의 이야기할 애 아니야.’ 라고 말하더군요. B가 그 말을 하자 A도, ‘그렇지? 그러니까 C가 그럴 애가 아닌데, 걔 말고는 없는 거 같아서 그랬어.’라고 했어요. B는 A가 그 말을 하자, ‘뒷담 들을 행동을 안 하면 돼. 떳떳하지 못하면 신경을 쓰게 돼. 니가 떳떳하게 행동했으면 그런 얘기 들려도 무시하면 되고. 그런 사람들 신경 쓰는데 들이는 노력과 우리 인생이 아깝지 않냐.’ 라고 얘기하더군요.    

B의 말을 듣고 C라는 친구에 대한 묘한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나는 과연 내가 없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저렇게 확실하게 변호해줄 수 있을까? 내가 그만큼 잘 살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C라는 친구는 함께 알고 지낸 몇 년의 세월동안 B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만큼 착하고 올바른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C만큼 B도 멋져보였어요. 만약 누군가가 A처럼 의심을 한다면, 저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얘기하진 않지만, C가 그럴 안 좋은 일을 저지를 수 있을 확률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에 대한 생각 자체가 이미 부정적으로 흐르게 돼요. 하지만 B는 딱 잘라서 C를 변호해줬고, 뒤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 걸 원천 차단해버렸어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나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내 향기를 맡고, 내 주변에 좋은 향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저도 C같은 사람이 되어, B같은 친구와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와 그런 따뜻한 신뢰 안에서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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