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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an 10. 2020

인간관계에서도 앞치마가 필요해.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자.

밝은 계열의 옷을 입고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다가 국물이 튀어 옷을 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 때를 떠올려보면 굳이 앞치마를 가져달라고 하기도 귀찮았고, 밥 먹는데 괜히 모양 빠지게 앞치마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거 같아서 그런 호기를 부렸던 거 같습니다. 앞치마를 하지 않아도 조심조심 먹으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꼭 먹다보면 뭔가가 옷에 튀고 그 날의 기분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밝은 계열의 옷을 입고 식당에 가면 꼭 앞치마를 달라고 말씀드려요. 앞치마를 목에 두르는 몇 초만 투자하면 온전히 맛있는 식사에만 집중할 수 있고, 그 날 기분이 나빠질 확률도 현저히 낮아집니다.    

인간관계에도 앞치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관계에서의 앞치마는 성실, 겸손, 진실 같은 키워드가 되겠죠. 사람들을 만날 때 나에게 중요하지 않을 거 같다는 이유만으로 앞서 얘기한 키워드들을 유념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런 관계들이 나의 발목을 잡는 김칫국물이 될 수 있습니다. 

가수 박진영은 자신의 소속사 가수들을 뽑을 때 성실하고 겸손하고 진실한 사람을 본다고 합니다. 성실하고 겸손하고 진실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지만, 살다보면 위기가 오고 그 때 가까운 사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얘기해요.     

물론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으면 앞치마를 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번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다보면 밝은 계열의 옷도 입고 싶어집니다. 밝은 계열의 옷을 입고 식당에 가면, 앞치마를 해야 된다는 사실은 인지했지만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었을 때는 하지 않았던 관성 때문에 앞치마를 하는 걸 까맣게 잊고, 옷을 버릴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만날 때만 성실한 척, 겸손한 척, 진실한 척 하며 앞치마를 썼다 벗었다 하다보면 언젠가 그 모습은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조심할 필요가 없는 사람, 긴장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어야 돼요.    

아직은 저도 이런 면에서 많이 부족합니다. 잘해야지, 변해야지 하면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유지하기가 힘든 거 같아요. 앞치마를 의식적으로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사람이 많고, 사람들에게 한결 같이 좋은 평을 듣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지켜보면, 그 모습이 꾸며낸 모습이 아니라, 실제 본인의 모습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도 조심하지 않고도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보다 치료를 해주고, 긴장감을 조성하기보다 편안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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