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의자를 10도만 젖혀주세요.
사당역에 자주 볼 일이 있어 집 근처에서 사당역으로 가는 빨간 버스를 자주 탑니다.
지하철은 서서 가야하는데 버스는 보통 자리가 많아 여유있게 의자를 젖히고 갈 수 있어서 버스를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제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았는데, 의자가 고장 났는지 뒤로 젖혀지지가 않았습니다.
버스가 다음 정류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고, 안전벨트까지 한 상황이라 자리를 바꾸는 게 귀찮아서 굳이 자리를 바꾸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뻣뻣하게 허리를 세우고 있으니 불편해졌습니다.
그렇게 2분 정도 있다 안전벨트를 풀고 옆으로 자리를 옮겨 의자를 뒤로 10도 정도 젖혔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의자를 조금만 뒤로 젖혔을 뿐인데, 그러니 정말 편해지더군요. 덕분에 목적지까지 굉장히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이 10도가 중요한 거 같습니다.
마음의 의자를 10도는 커녕 1도도 젖혀주지 않고 뻣뻣하고 불편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저도 너무 불편합니다.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요.
하지만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고, 자신의 마음을 기꺼이 뒤로 젖혀주는 사람들을 만나면 저도 그 마음의 자리에 앉아 목적지까지 계속 가고 싶게 됩니다.
자리가 편하면 목적지까지 가는 게 지루하지 않듯,
마음의 자리가 편한 사람들을 만나면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심리학자들은 두 가지 경우에서 사람들이 유대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첫째, 다른 사람이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대할 때 나 역시 스스로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둘째는, 다른 사람과 자주 즐거운 상호작용을 맺을 때 유대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마음의 의자를 나를 위해 기꺼이 젖혀주는 상대방에게서 나도 진심과 존중을 느끼고, 그로 인해 즐거운 상호작용을 하며 좋은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를 위해 마음의 의자를 기꺼이 젖혀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만나는 사람도 여러분에게 기꺼이 마음의 의자를 젖혀주는 사람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