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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Feb 26. 2020

소비와 투자의 차이점

내 인생이다 임마.

소비와 투자의 차이


몇 달 차이 안 나는 직장 선배가 출근하며 외제차를 끌고 온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직장은 누가 차를 바꾸면 하루 만에 직장 내 모두에게 퍼질 만큼, 서로가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습니다. 모든 관심이 그 선배에게 집중됐었습니다. 

‘야, A 외제차 샀어.’ 

‘외제차를? 유지비 장난 아닐 텐데.’ 

‘너무 개념 없는 거 아냐? 돈은 어떻게 모으려고 그렇게 젊은 나이에 외제차를 사?’


사람들은 뒤에서 그 선배의 안일함과 어리석음을 흉보며, 알뜰한 자신들의 돈 관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저도 그 때는 후자의 삶이 무조건 옳은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선배에게 ‘선배, 그래서 돈은 어떻게 모으려고 그래요?’라고 주제넘은 걱정을 했었어요. 그러자 그 선배는 웃으며 제게 이렇게 얘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5년 전부터 이 차가 그렇게 사고 싶었어. 그래서 직장생활하며 남들 돈 쓸 때 안 쓰고 모아서 산거야. 그거 알아? 이거 보면 좋아 보이지? 근데 타면 더 좋아. 매일 매일 보기만 해도 행복해. 안 타 본 사람은 모를 거야.’


과소비와 투자의 차이점은 딱 하나입니다. 본인의 심리적 만족감입니다. 남들이 과소비라고 비웃고 손가락질하더라도, 본인이 그걸 구매함으로써 굉장한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건 투자입니다. 딱 2달만 지나니, 아무도 그 선배를 흉보지 않더군요. 오히려 차를 한 번 탈 수 있냐고 부탁을 하거나, 딜러를 소개시켜달라고 물어보기까지 했습니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에 투자를 하려고 할 때, 나를 생각해주는 척하며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거 너무 무리 아니야?’ ‘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이 말은 직계 가족이 아닌 이상,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부러움의 질투나 시기일수도 있습니다. 나는 감히 하지 못하는 것들을 상대방은 하려 하니 괜히 부럽고, 하지만 부럽다는 티를 내기에는 자존심이 상하기에 상대방을 걱정해주는 척하며 조금씩 재를 뿌리는 거죠. 하지만, 실제로 그걸 하든 안하든 그 사람들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듣고 싶은 교육이 있으면 교육비를 지원해주거나, 사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보태서 쓰라고 손에 돈을 쥐어주지는 않죠. 그렇다면, 굳이 그 사람들의 말이 진리인양 신봉할 필요가 있을까요? 

투자인지 소비인지는 타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5년의 기다림 끝에 자신의 로망에 투자하고 굉장한 만족감을 얻은 그 선배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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