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존중이 필요해요.
A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지금은 서로 철이 들어서 각자의 앞날을 응원해주는 사이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성격 문제로 많이 부딪혔었습니다. 그 때 그 친구가 참 미웠던 게 저희 집에 놀러오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요. 뭐 시켜주면 먹고 누워서 컴퓨터 차지하고, 설거지할 때 신경도 쓰지 않고 그냥 누워서 핸드폰을 만졌습니다.
‘야, 손님이니까. 아무 것도 하지 마.’ 라고 말은 했지만, 그 때 당시에는 그 친구의 행동들이 너무나도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그 친구가 저희 집에 놀러 와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스트레스만 주고 간 그 다음 주, 본가에 내려갔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저도 그 친구와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어요. 어머니가 깎아주는 과일 먹고, 해주는 밥 먹고 치울 생각은 하지도 않은 채 그냥 제 방에 들어가서 핸드폰 만지고 뒹굴 거렸습니다. 평생 인지하지 못했던 행동이었는데 그 친구 덕분에 제가 부모님의 배려를 얼마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았는지 느끼게 됐던 순간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의 그런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기보다는 당연하게 생각하셨을 거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계속 그래왔고, 이제는 자주 집에도 오지 않기 때문에, 제가 과일을 먹고 나면 ‘더 먹고 싶은 건 없냐.’ 고 말씀하시고, 누워있으면 ‘추운데 따뜻한 이불 덮어라.’고 이불을 내어주세요. 그런데 그런 부모님의 배려와 사랑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에게 받는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지나친 것처럼, 누군가가 우리에게 배려를 베풀 때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늘 그래왔으니까, 익숙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누군가에게 알게 모르게 불편함을 주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