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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Mar 27. 2020

독특한 무언가만 '창의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여러분은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저는 윤식당, 삼시세끼, 꽃보다할배 등, 나영석 PD가 제작했던 프로들을 참 좋아했습니다.


다른 예능에 비해 자극적이거나, 왁자지껄하게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감동과 공감이 있었고, 그로 인해 몰입을 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의 프로는 웃기기 위한 억지 설정과 무리수가 전혀 없었고, 느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은 쉼표 같은 예능이었습니다.


창의성을 위해서 남들과 차별화시키려고 노력하지 않고 ‘여행’ ‘음식’같은 어떻게 보면 뻔한 키워드들로 시작하는 대부분의 그의 프로그램들을 보며, 처음에는 컨셉 자체가 뻔하다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보다보면 출연진에게 공감하게 되고 그 상황에 몰입해서 티비를 보게 됩니다. 나영석 PD는 ‘자신의 프로는 평범함과 보편성을 추구한다’라고 얘기합니다.

평범함과 보편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현실과 상관없는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공감하는 보편적인 토대 위에서 반걸음 앞서 나가는 것이 진짜 창의성이라고 그는 정의합니다. 


저도 예전에는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글을 썼습니다. 내가 잘했던 일들만 드러냈고, 누구나 들었을 때 ‘오~’할만한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 사람들이 흔히 겪지 못하는 특별한 이야기들이 저를 빛나게 만들어줄 거라 믿었습니다.


‘작가는 모름지기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하게 해야 한다.’

‘작가는 특별한 이야기를 적는 사람이 되어야 된다.’

라는 착각에 빠져있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일상에서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고,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나 어떤 계기로, 제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됐고 일상의 평범함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감사하게도 제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셨습니다.

예전에는 ‘작가는 모름지기 남들이 흔히 할 수 없는 경험으로 특별한 이야기를 적어야 된다’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에서도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어 지루하다고 느끼는 일상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도 애정을 가지고 주의 깊게 관찰하면 반짝이는 보석 같은 순간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특별한 순간에 놓여 있지 않아도, 아주 평범하고 보편적인 것도 애정을 가지고 주의 깊게 관찰하면 가치 있는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함보다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점이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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