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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05. 2020

지하철에서 낯선 사람이 고개를 기댄다면?

작은 배려가 마음에 보석처럼 박혔다.


약속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로 가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맞은편에는 누가봐도 행복해보이는 커플이 앉아있었습니다. 마스크를 꼈지만 서로의 눈에서 꿀이 떨어졌고, 맞잡은 손을 놓지 않더군요.

 때였습니다. 커플  남자의 옆자리에 앉아계셨던 아저씨가 계속 꾸벅꾸벅 졸며 남자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셨습니다. 남자는 아저씨가 많이 피곤했나보다라는 표정으로 아저씨에게 어깨를 빌려주더군요.

그러다 다음역에 사람들이 많이 빠졌고, 대부분이 선호하는  끝자리가 비었습니다. 여자가  자리로 옮기자고 남자에게 눈빛을 보냈습니다.   남자의 어깨에는 아저씨의 고개가 기대어져 있었습니다. 남자가 자리를 옮기면 아저씨의 고개가 고꾸라지는  명백한 사실이었죠.

  남자는 여자에게  분이 지금 어깨에 기대고 계셔서 조금만  있다 옮기자라는 눈빛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여자도 알겠다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다려주더군요.

여자친구도 아닌데 어깨를 오래 대여해서 미안했던 걸까요, 아저씨는 잠이 깼고    커플은 끝자리로 조용히 자리를 옮겼습니다.

 커플을 보며 마음이 정말 따뜻해졌습니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배려와 여유를 제공해준 남자와, 좋은 자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남자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준 여자.

  뒤에 그들은 역에서 내렸습니다. 손을  잡고 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초간 바라봤습니다.  커플이   베풀었던 작은 배려가 보석처럼 마음에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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