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창 May 18. 2020

지금의 조건에서 행복하기

현재에 집중하세요.

교대역 6번 출구 근처 스타벅스에서 여유롭게 책을 보고 있는데 바깥이 갑자기 어둑어둑해지더니 비가 쏟아졌습니다. 우산을 챙겨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집에 갈 때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도 잠시, 다시금 편안해졌습니다. 카페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오늘 특별한 일정이 없었기에 급하게 집에 가지 않아도 됐기 때문입니다. 창 밖의 빗소리가 감미로운 노래처럼 들렸고, 좀 더 운치 있게 독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 정도면 비를 맞으면서 집에 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빗줄기가 약해졌습니다. 조금 있다 카페를 나와 기분 좋게 비를 맞으며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인생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저는 제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일들을 미리 걱정했었습니다. 당장 엄청난 비극이 제 인생을 덮친 것도 아닌데, 덮칠 가능성을 두려워하며 현재의 여유보다는 미래에 있을 안 좋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늘상 불안하고 조급해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상황이 다가왔을 때 내가 예상했던 비극이 사라지거나, 또 훨씬 더 작게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히려 괜스레 걱정하며 마음 졸였던 그 순간들에 훨씬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거 같아요.


물론 미래에 대한 대비를 확실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가장 최선은 장대비라는 비극을 맞지 않도록, 우산이라는 안전장치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겠죠. 그러나 우리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비극이 올 가능성이 있을 땐, 그 비극을 미리 두려워하거나 확대해석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중하다보면 비가 그칠 수도 있고, 또 맞아도 기분 좋은 보슬비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자랑도 잘 하는 방법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