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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May 29. 2020

그거 별 거 아냐.. 나도 예전에..

대화 나르시시즘

고민을 토로하면 꼭 자신의 경험을 덧붙이며, 나의 고민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뭉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거 원래 그래. 나중 되면 더 힘들어.’ ‘근데 그거 금방 지나가. 나 때는 더 힘들었어. 내가 예전에..’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크게 2가지의 안 좋은 감정이 들게 됩니다.


첫 번째는 내가 정말 보잘 것 없는 사람이 된 것 같고 두 번째는 화가 납니다.


내가 현재 어려움을 겪는 것들을 이미 겪었고, 그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 앞에서는 내가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두 번째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을 헤아려주지도 않고, 급하게 본인의 우월감부터 드러내고 싶어 하는 배려 없는 태도에 화가 납니다. 자연스레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 불편한 내색을 감추지 않게 됩니다. 더 이상 대화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회학자 찰스 더버는 이를 ‘대화 나르시시즘’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말센스>라는 책에서는 ‘대화 나르시시즘’을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대화를 이끌며 대화의 초점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놓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합니다. 듣기보다는 말하고 싶어 하고, 감추기보단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주인공의 자리를 양보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어렵사리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줘야 하고, 또 그 사람의 고민을 진심으로 경청해줘야 합니다. 해결책을 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진심어린 표정과 행동만으로도 상대방은 큰 위로를 받게 되고, 여러분에게 고마움을 느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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