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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Sep 04. 2020

마음이 아프면 마음병원에 가야 해요.

견디지 마세요. 사람은 계절이 아니니까.

목이 아픈지 3주 정도가 됐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담이라고 생각했는데 팔도 저릿하고 기분 나쁜 통증이 생각보다 오래 가, 집 근처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목디스크일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도수치료와 약을 병행하니 예전보다 통증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참는다고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면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련하게 참으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는 거죠.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살아가다보면 마음이 참 힘든 순간이 많이 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몇 년을 준비한 공시에서 한 끗 차로 떨어질 때, 소중한 사람이 많이 아플 때, 최선을 다하고 회사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 등. 

돌이켜보면 저도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참 미련하게 참고 견디려 했던 거 같습니다.

누구나 겪는 거니까, 나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금방 지나갈 거니까 라면서요. 그런데 그럴수록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제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면 번아웃이 오더라고요.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 

그 때부터는 미련하게 참고 견디지 않게 됐습니다. 아프면 쉬고, 힘들면 힘들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하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놨어요. 마음의 병원을 찾아가서 약을 처방 받고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그 상황을 더 쉽게 이겨낼 수 있게 됐어요.

내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과, 주변에 도움을 주고 힘을 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듯, 마음이 아프면 마음병원에 가야 합니다.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친구들이 좋은 의사고, 슬럼프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취미활동이나 휴식이 좋은 약이나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물어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시간 지나면 괜찮아져. 너보다 힘든 사람 많아’라며 매번 다그치는 게 아니라

‘많이 힘들지? 조금 쉬었다 갈래?’라며 따뜻한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물어봐주세요.

인생은 100M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니까요. 빨리 가는 것보다 완주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 아프지 말고 꾸준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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