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지 마세요. 사람은 계절이 아니니까.
목이 아픈지 3주 정도가 됐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담이라고 생각했는데 팔도 저릿하고 기분 나쁜 통증이 생각보다 오래 가, 집 근처에서 도수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목디스크일 가능성도 있다고 해서 도수치료와 약을 병행하니 예전보다 통증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참는다고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면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련하게 참으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는 거죠.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살아가다보면 마음이 참 힘든 순간이 많이 옵니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을 때, 몇 년을 준비한 공시에서 한 끗 차로 떨어질 때, 소중한 사람이 많이 아플 때, 최선을 다하고 회사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 등.
돌이켜보면 저도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참 미련하게 참고 견디려 했던 거 같습니다.
누구나 겪는 거니까, 나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사람들도 있으니까, 금방 지나갈 거니까 라면서요. 그런데 그럴수록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제 마음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면 번아웃이 오더라고요.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
그 때부터는 미련하게 참고 견디지 않게 됐습니다. 아프면 쉬고, 힘들면 힘들다고 스스로에게 얘기하거나 누군가에게 털어놨어요. 마음의 병원을 찾아가서 약을 처방 받고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그 상황을 더 쉽게 이겨낼 수 있게 됐어요.
내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과, 주변에 도움을 주고 힘을 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듯, 마음이 아프면 마음병원에 가야 합니다.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친구들이 좋은 의사고, 슬럼프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취미활동이나 휴식이 좋은 약이나 치료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물어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시간 지나면 괜찮아져. 너보다 힘든 사람 많아’라며 매번 다그치는 게 아니라
‘많이 힘들지? 조금 쉬었다 갈래?’라며 따뜻한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물어봐주세요.
인생은 100M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니까요. 빨리 가는 것보다 완주하는 게 중요해요.
우리, 아프지 말고 꾸준히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