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근데 정작 나한테 나쁜 사람이 되더라.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

내가 불편하더라도 상대방이 좋아하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며 참았고,

상대방이 무례하더라도 '사회생활하다보면 이보다 더 한 사람도 많은데, 조금만 참고 그냥 넘기자.'라며 버텼다.

그런데 그렇게 참아온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단단하게 응축됐고, 쌓이고 쌓여 폭발하게 됐다.

그 때 그 때 풀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오랫동안 쌓였던 게 폭발했기에 당연히 날카롭고 매섭게 상대방을 찔렀다.

내가 그 무례했던 순간, 불편했던 순간 
'나에겐 그 행동이 조금 불편하게 다가오는 거 같아.' 라고 한 마디만 했었다면 됐었는데.

좋은 사람이 되려다 오히려 감정 조절에 취약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되는 거 같았다.

그 후로 불편하거나 무례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에서는 상대방에게 그 상황에 대해 한 번 더 묻게 됐다.

좋은 카페를 추천해달라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추천해준 카페를 대놓고 별로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예전이었다면 애써 웃으며 넘어갔겠지만

지금은 '그래도 제가 시간 내서 알아보고 추천해드린건데 너무하시네요.'라며 서운한 티를 내고

초면에 나이가 몇살이냐고 묻고 어리다고 대뜸 야야 거리며 반말하는 사람에게는 예전이었다면 '네네 형님. 누나.'하며 넘어갔겠지만

지금은 '제가 초면에 반말듣고, 반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요.'라며 단호히 선을 긋는다.

처음엔 그런 말을 꺼내는 게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게 너무나도 익숙해졌다.

오히려 그렇게 내 감정을 흔들림 없이 드러내니, 주변에 무례한 사람들이 사라지고 내 감정을 존중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더라.

최근 자존감 코칭을 하며 느낀 게 스스로가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상대방이 싫어할까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걸 극도로 꺼리시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 자리가 불편해지는 게 싫어서요.'
'그 사람이 절 싫어하는 게 두려워요. 제가 그냥 한 번 참으면 되잖아요.'

하지만 그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면 상대방은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더 무례해진다.

그리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하는 순간 응축되어있던 감정이 폭발하게 된다.

무례한 행동을 무례하다고 인지시켜주는 것은 전혀 불편한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끙끙 참고 견디는 게 본인의 감정을 불편하게 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낮춘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순 없다.

그러니 나답게 행동하고 나다움을 사랑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들과 건강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