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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ul 21. 2018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려면

인생 마이웨이

‘전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거예요.’


‘인생 개썅마이웨이잖아요.’


내가 하는 일 특성상 젊은 친구들과 얘기할 기회가 많다보니, 서로의 미래에 대해 나누다보면 상당수가 저런 식으로 얘기한다.


‘뭘 하면서 살고 싶어?’


‘그냥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싶어요.’


‘안정적인 직장생활은 싫어요. 맨날 하는 일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내 꿈을 위해 시간적 자유를 얻고 싶어요.’

‘그래서 지금 뭘 하고 있니?’


‘그냥, 찾는 중이예요. 진짜 하고 싶은 걸.’


1년 반 전, 나는 병원에서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의 저자인 엠제이 드마코는 인생에는 3가지 길이 있다고 얘기한다.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
인도는 번 대로 족족 쓰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 사람들.


서행차선은 안정적인 직장에서 꾸준히 나오는 봉급으로 제테크도 하고 적금도 들며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퇴직 후 어느 정도 경제적인 자유를 득하는 사람들.
추월차선은 자신만의 컨텐츠로 자신만의 길을 가며 나이에 상관없이 경제적 자유를 득하는 사람들. 즉, 경제적 ‘pipe line’을 만드는 사람들.


그 때 당시 27살의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내 직업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이렇게 벌어서 언제 부자 되나.’ 그리고 다달이 꼬박꼬박 넣던 적금을 해지하고 배움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기 시작한다. 왜? 추월차선을 걷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결국 서행차선에서 추월차선으로 깜빡이만 넣고 가지 못했다. 내 역량에 비해 추월차선을 달리는 사람들의 수준은 월등했다. 그런데 계속 깜빡이만 넣고 간을 보다보니, 어느 정도 ‘눈’이 생겼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추월차선을 달리게 됐는지, 어떤 컨텐츠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의 주머니를 열었는지.


그렇게 그들이 쓴 책을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겉날개에 붙어있는 저자들의 메일주소로 간절한 독후감을 보내고 제발 한 번만 만나달라고 간청했다.


그리고 만난 많은 저자들 중에는 정말 별로인 사람도 있었고(대필이 의심될 정도로), 정말 괜찮은 사람도 있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연의 동아줄을 잡았고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내가 과연 무엇을 잘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간절한 고민을 ‘처음’으로 해봤다.


그리고 지금 부족하지만, 내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천천히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일 년 반 전의 내가 그랬기에, 저렇게 말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이렇게 얘기하면 꼰대라던데 어쩔 수 없다. 꼰대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하지만 나는 주위에서 꿈과 열정만으로 성공한 20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분명 많겠지만, 내 주위에는 아쉽게도 한 명도 없다.)


오히려, 꿈과 열정만으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뭔가를 시도하다 경제적인 한계에 부딪혀 꿈을 접고 열정마저 꺾인 채, 시들어가는 20대들을 많이 봤다.


그들도 처음에는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걸 하자.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열정을 보여주자.’ 그러나 결국,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식당에서, 카페에서 접시를 닦고 청소를 너무 잘해서 회장의 눈에 띄어서 고속승진?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려면 그 분야에 대한 ‘배움’이 필요한데, 그 ‘배움’도 결국 돈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결국 안정적인 수입이 뒷받침되어야 뭔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는 실패와 실수가 필요한 나이라는 데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그 실패나 실수도 자신의 스펙트럼 안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방 맞고 주저앉을 정도로 재기가 불가능하게 휘청거릴 실패나 실수라면, 그리고 그 정도로 내가 약하다면 아직 내 그릇이 그 정도라는 뜻이다.
가만히 앉아서 사회가 변화하기를, 누군가 날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하나씩 그리고 천천히 내 행동을 변화시키고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룰 수 있게 해보자.
그렇게 하나하나씩 만들다보면 어느덧 단단해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뭔가를 시도하는 건 좋다. 하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다면 3번은 고려해라.
경제적인 안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꿈과 열정은 쉽게 시들어버린다.
인생 개썅마이웨이처럼 살다가 인생 진짜 개썅될수도 있다.
행동하기 전에 환경이 변하기를 기다리지 마라, 행동을 통해 환경의 변화를 일으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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