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민창 Jul 25. 2018

첫사랑

경험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지만,

정의는 다 달라요.


누군가에게는 처음 입을 맞춘 사람,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해본 사람,

누군가에게는 내 모든 것을 줘도 아깝지 않을 사람.


그 아이는 얼굴이 하얗고 귓가에 찰랑거리는 길이의 단발머리를 고수했어요.

같은 시선을 공유했던 친구들 사이에 의견차야 있겠지만, 제 눈에는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참한 아이였죠.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고 학교에 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그녀가 우산 밑으로 들어온 적이 있어요.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기억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텐데, 아쉽게도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스무 걸음 정도 함께 걷다가, 그녀가 앞서가는 그녀의 친구를 발견하고는, 제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친구의 우산 밑으로 뛰어갔지요. 그 모습을 보면서 내일도 그 다음 날도 영원히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같은 걸 했던 것 같아요. 그때나 지금이나 감상적이긴 매한가지였으니. 그 날은 하루종일 행복했지요.


그녀를 좋아했던 나이가 아마도 10살이었을테니, 누군가를 다시 좋아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던 셈이네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현재의 그녀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 알아가고 싶다면, 마침표 뒤에도 이야기를 계속 쓰고 싶다면 역시 바보 같은 일일까요?





작가의 이전글 부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