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 Affairs 기사로 본 미국의 배타적 정치 문화
*본 글은 Foreign Affairs 기사를 제가 번역한 것으로, 원문은 다음 링크를 통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https://www.foreignaffairs.com/articles/united-states/2020-06-08/exceptionalism-killing-americans
글쓴이 Jeremy Konyndyk는 글로벌 개발 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의 선임 정책 연구원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오바마 행정부의 USAID 해외재난지원국장을 지냈으며 서아프리카에서 정부의 에볼라 방역을 총괄했다.
5월 초 무렵, 29세의 남성이 한국의 수도 서울 도심의 몇몇 술집과 클럽을 방문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을 보였다. 한국 방역당국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 대규모의 역학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총 83,000명에 달하는 사람을 검사, 이들 중 250명의 감염자를 확인하고 격리하는 역량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신속 대응은 자칫 ‘슈퍼 전파’, 즉 대규모의 전염병 확산 사건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을 조기에 진압하였다. 6월 초인 현재, 한국의 경우 확진자 급증 없이 하루 50명 미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가는 조심스럽게, 한편으로는 분명 안전하게, 정상의 상태로 회복해가고 있다.
한국과 미국 두 국가 모두 1월 20일,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양국의 발병 상황은 이후 급진적인 차이를 보였다. 미국의 경우 매일 20,000 건의 확진 사례가 나오고,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5개월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환자 수와 사망자를 보이고 있다(현재 100,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위기는 경제의 대부분이 마비되는 상황을 초래하였고, 4천만 근로자가 실직 상태에 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이 전염병은 농촌 지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육류 가공 단지와 요양 관리 시설들을 황폐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state)들은 역학조사와 검사 면에서 한국 수준 근처도 못 따라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쇄 완화를 강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여겨지는 미국이, 그것도 CDC와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보건 기관을 갖춘 나라가 어떻게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대응을 보여주게 되었을까. 선진국들의 리더로 스스로를 일컫는 미국이 왜 다른 동료 국가들을 따라잡는 수준도 못 보여주는 것일까. 한국만이 미국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다. 독일, 일본, 노르웨이 등의 국가들은 코로나19 방역에 상당한 성공을 보여주었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피해를 덜 입었다. 게다가 뉴질랜드의 경우 초기의 신속 대응 및 규율 기반의 락다운(lockdown) 조치는 감염자 0이라는 사례를 만들어냈으며, 안전한 상태에서 경제를 재개할 상황을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 예컨대 이탈리아나 스페인과 같은 나라들도 미국보다 더 빨리 사태를 진압하였다.
코로나19에 대한 미국의 재앙적 대응은 과학, 혹은 의료적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니다. 되려 그것은 미국의 정치 문화와 배타주의의 결과이다. 미국 예외주의(미국만이 가장 특별한 국가이며 그들의 방식이 언제나 최선이라는 관념)는 미국의 리더들(그리고 많은 미국인들)로 하여금 다른 국가로부터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교훈을 배우는 데에 눈멀게 하였다. 미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에릭 포너(Eric Foner)는 미국 예외주의의 어두운 면이 “자만심, 폐쇄성, 그리고... 세계에 대한 무관심”이라고 한 바 있다. “미국이 워낙 특별해서 다른 나라들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이제 미국인들의 생명을 빼앗고 있다.
미국 예외주의는 트럼프의 America First 레토릭에서 가장 최신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예외주의 믿음이 미국 정부에만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 정치계와 사회에 직결된 문제이며, 코로나19 대응의 실패를 설명해주는 핵심적인 것이다. 의회, 주, 그리고 많은 민간 분야들은 모두 다른 나라의 교훈들을 무시해왔다. 이제 미국의 관료들은 무책임하게도 미국 국민들에게 잔인한 선택을 요구한다. 사망자를 줄이거나, 경제를 재개하거나. 애초에 미국이 다른 나라의 성공 사례를 진지하게 배웠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나라들을 무시한 결과 대규모의 질병, 사망, 그리고 경제 파탄만이 남았다.
올해 초, 중국, 한국,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많은 이들이 주술적인 사고에 빠졌다. 공공기관이든 민간기관이든 간에 코로나19가 다른 국가들처럼 미국에 재난을 가져올 것이라는 가능성을 대비하는 곳이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은 1, 2월 내내 미국에 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문을 외워댔다. 긴급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행정국은 사태에서 비켜선 채로 여행 금지 조치와 미국이 전염병 예방에 가장 특화된 국가라는 조사 결과만 믿었던 것이다. 대통령은 지난 2월 말에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우리는 1등 국가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혹은 미국의 병원들은 의료 물품과 방호복 물량을 확보한다거나 관련 전문 인력을 구축하지 않았다. 이 전염병이 중국 경제를 마비시키는 것을 목격했음에도, 미국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조차 매기지 않았다.
중국과 이탈리아의 보건 시스템을 압도하는 전염병이 미국에서만 유난히 덜 위험할 것이라는 사고방식은, 합리적인 근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발병이 시작된 우한의 경우 현대적인 공공보건 시스템을 갖춘 대도시이다. 북이탈리아의 경우 미국에 비해 1인 기준 의사와 병상 숫자가 더 많고, 공공의료 체계가 더욱 튼튼하다. 필자를 포함한 많은 공공보건 전문가들이 2월,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려 했으나 대부분 무시되었다. 전 FDA 위원 스콧 고트립(Scott Gottlieb)이 지난 3월, 공화당 의원들에게 긴급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을 때, 많은 의원들이 그가 지나친 걱정을 하는 것이라 일축했다.
만약 정부가 미국 사회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염병의 위험성을 알렸더라면 사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지도자들과 전문기관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전염병을 무시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미국의 기업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 주식 시장은 전 세계 곳곳에 걸쳐져 있다. 그런데 미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이 전염병을 피해 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미국에서의 대규모 발병이 불가피한 일이었을지언정, 필연성 자체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아야 한다. 전염병 대비를 할 수 있었던 2월을 허송세월 보낸 것은 치명적인 선택이었다. 미국 정부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근본적으로 미국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때문이다. 다른 국가들의 교훈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미국의 다음 단계는 냉혹할 것이다.
미국 보건 당국은 2월 26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적발한 바 있다. 며칠 뒤 오리건과 워싱턴에서도 확산이 감지되었다. 3월 7일까지, 미국은 하루 1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를 보이며, 그로부터 불과 9일 후 하루 1,000명으로 급증하게 되었다. 이 시기 이전에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었던 나라들은 어떻게 전염병을 통제하고 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중국의 경우 3월 6일, 공식적인 집계로 하루 신규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끌어내렸다(미국이 이를 기점을 급증 양상을 보인 것과 반대로). 중국은 봉쇄, 진단 검사, 역학 조사, 그리고 격리 조치는 우한 외곽으로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았고, 3월 중순이 되니 우한의 병원은 더 이상 포화 상태가 아니게 되었다. 물론 중국의 공식 발표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단연코 중국의 전략은 이 격앙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에 돌파구가 되었다.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두었다. 초기 전파 경로는 전염병을 억제하고 봉쇄하는 데에 청사진을 제공하였다. 질병의 폭발적인 확산을 막으려면 거리두기 정책을 공격적으로 실시해야 하고, 장기적으로 진단 검사, 역학 조사, 그리고 격리 군을 지정해 표적 검역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2월 말 하루 500건 이상의 신규 확진자로 정점을 찍은 이후 3월 초 무렵부터는 급격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그 무렵 홍콩,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역시 성공적인 방역 추세를 보여주었다. 일본은 3월 중순까지도 대규모 발병을 막았다. 미국은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병원 시설 확충,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시, 그리고 공격적인 초기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대신 미국의 당국은 빈둥거렸다. 그렇게 지연시켜온 결과 감당해야 할 비용은 3월 초가 되자 분명히 드러났다. 물리적인 거리두기 조치과 진단 검사를 광범위하게 실시해온 나라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았다. 반면 초기의 위협 대응에 미흡했던 국가들은 시작부터 최악의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는 3월까지 이 위협을 평가절하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관한 지침을 3월 16일이 될 때까지 도 발표하지 않았다.
콜롬비아 대학의 연구진에 의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불과 1~2주만 빨리 실시했어도, 사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행동했더라면, 수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방향성 결여로 주와 시 지자체들은 제각기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이로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전염병이 일찍 도래한 서해안 지역의 경우 대규모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주들은 그렇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은 2월 말 무렵부터 조치를 실시했지만, 뉴욕은 매우 느리게 대응했고 그 결과 2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게 되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위기 대응에 있어서 강력하고 중앙적인 행동을 보여주었는데,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정부는 진단 검사 키트를 통일된 구매력을 동원해 확보하는 대신, 모든 결정권을 주 정부에 위임하고 민간에 맡겼다. 이러한 주 간의 검사 경쟁은 세계 그 어느 국가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은 수치 상으로는 하루 검사량 세계 최대치를 보이고 있지만, 인구 비례로 따져봤을 때 최근에서야 다른 국가들을 겨우 따라잡은 수준이었고, 새로운 사례를 통한 시험의 정확성을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하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베트남의 경우 확진 사례 1개로도 791개의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데, 미국은 겨우 20개 언저리에 머무르고 있다.
의료진을 보호하고 장기요양원을 중심으로 한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방역 용품 조달 면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른 국가들이 방역 용품 관리를 중앙정부에 맡긴 것과 다르게, 미국은 주들 간의 ‘파리 왕’ 경쟁을 붙였다. 연방이 국가의 역할을 대신했을 때(특히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한 ‘Project Airbridge’에서 볼 수 있다시피), 충분한 조달이 이뤄지지 않았다. 일례로, 5월 초 연방 정부의 노력을 통해 확보된 것은 8,500만 개의 N95 의료용 마스크(쿠슈너 프로젝트의 경우 100만 개 미만)로, 미국 인구의 5분의 1인 프랑스가 4억 개를 확보한 것과 비교했을 때 한참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여주었다.
연방 정부의 노력은 역학 조사에서도 대단히 비효율적인 면을 보여주었다. 중국은 우한의 1,100만 인구의 발병을 막기 위해 9,000개의 추적기를 설치한 바 있다. 한국은 앞서 언급된 대로 서울의 한 클럽에서 확산된 발병으로부터 단 며칠 만에 새로운 확진자를 추적해낼 수 있었다. 미국은 공공 보건 부서의 대응 역량이 부족한 나머지, 몇 가지 사례를 넘어서게 되면 연락을 추적할 수 없었다. 이제야 일부 주와 도시들을 중심으로 역학 조사를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명확한 연방의 법적 근거 없이 민간 기업들에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뉴욕주는 2,500명의 역학조사관을 고용할 예정에 있다. 반면 미시건 주는 자원봉사에 의존할 계획으로 보인다.
이 당면 과제들은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지자체 예산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역학 조사에 대한 연방 정부의 리더십 결여는, 최근 몇 달 동안 입법된 경기부양 법안의 부족을 낳았고, 결국 사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메릴랜드 주지사는 최근 그의 주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 1만 건 이상의 연락처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다. 물론 이 숫자가 인상적인 것일 수 있지만, 이미 WHO와 콩고 정부가 2019년 에볼라 사태 당시 전쟁 지역에서 하루 2만 5천 여건을 추적할 수 있었던 사실이 있다. 그리고 메릴랜드 주의 예산인 412억 달러는 콩고 국가 전체 예산의 4배 규모에 달한다.
미국 예외주의가 팬데믹에 대응하는 미국의 태도를 구체화하고 있는 와중에, 여전히 확진자 추세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악의 피해를 입은 유럽 국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최근의 경향에서 다소 높은 확진자 수를 보였으나, 그 곡선은 미국의 그것이 그랬던 것처럼 오랜 고원의 상태를 유지하지는 않았다. 발병 85일 차가 되던 날(5월 25일 파이낸셜 타임스 기준), 이탈리아는 신규 확진자 추이가 최고치에서 84% 감소, 스페인의 경우 94% 감소했다. 그러나 미국은 동 기간 31% 감소했을 뿐이다.
이러한 비교에서 드러난 실패는 미국만의 독특한 현상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미국이 전염병을 물리치거나, 경제를 회복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집단면역을 갖출 수 있다는 희망을 바탕으로 의도적으로(그러나 해로운 결과를 낳은) 저 위험군을 중심으로 한 조용한 전파 전략을 고수해온 스웨덴을 제외한다면, 발병 억제를 선행하지 않고 경제를 회복하려고 한 부유한 국가는 한 곳도 없다. 다른 국가들의 강력한 사회안전망과 정부 주도의 고용지원은 락다운의 경제적인 후유증을 완화시켰고, 미국이 보여준 대량 해고와 봉쇄 완화 시위를 방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런 다음, 질병이 통제 가능한 수준임이 파악되었을 때 신중하고 현명하게 봉쇄를 완화해가는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그들은 전염병 억제를 위한 공공 보건 지침들을 확대해나가면서, 봉쇄 완화를 해제했다.
미국은 이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집에 머무르기’의 느슨한 준수(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일로 격화된 시위 운동이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부적절한 수준의 진단 검사는 미국을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뒤처지게 만들었다. 또한 방역 용품을 조달하고 진단 역량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에, 봉쇄 완화 조치와 함께 전염병 재확산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트럼프를 비롯한 많은 주지사들의 주장대로 ‘바이러스 통제’냐, ‘경제 살리기’냐 식의 정책 결정 프레임이 사회를 지배하게 되었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전사들’이 되어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다시 일자리에 나가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것은 아주 잘못된 선택이다. 매일 1,000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사망하고 있고, 취약계층(면역 취약자나 노인들)이 사회에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경제는 회복될 수 없다. 게다가, 다른 국가들은 전염병 예방과 경제 둘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절충안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미국 또한 그럴 이유가 없다. 다른 국가들의 교훈을 이제라도 본받아 전략을 구상했다면 전염병 통제와 더불어 경제 회복을 도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 추세에 대한 미국 지도부의 끈질긴 거부, 나아가 사회의 거부는 나라 전체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그것은 미래의 질병이 된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정부는 국제사회와 교량을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있는 교량에 불을 지르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정부는 역풍을 가져다준 중국과의 싸움, WHO 탈퇴 선언, 개발도상국을 위한 방역 용품 구매 금지 조치, 백신 개발의 국제적 공조 거부 등의 행동을 보여주었다.
이 팬데믹은 미국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성공하고 있는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그리고 방역 용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백신 개발에도 협력해야 하고, 향후의 공유 기반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의 관료들은 설령 미국 내에서의 방역에 성공하더라도, 다른 어느 국가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를 서둘러야 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일이며, 트럼프가 도저히 대변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국제적 공조가 결부되어야만 하는 일이다. 만약 미국이 다른 국가로부터 배울 수 없다면, 결과로는 감당치 못할 사망률과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초래될 것이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것의 시작은, 미국 예외주의에서 탈피하는 일과 미국이 나머지 세계와 다르다는 인식을 버릴 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