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딩굴딩굴공작소 Mar 20. 2024

대만 배움 여행 짧았지만 긴 여운

DDF 기획수다 특별판 '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 늦은 3탄

여행의 끝은 항상 아쉬움


5일째 마지막날은 오후 2시 40분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10시 30분까지 숙소에서 짐정리한 후 체크아웃하고 시먼역 근처에서 간단히 쇼핑하며 마무리했다. MRT 타고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받는 과정은 특별한 어려움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고, 각자 면세점 쇼핑하면서 남은 돈을 다 쓰고 다니다 함께 모여 점심식사는 아이패스 카드가 되는 식당에서 마무리했다.

저녁 무렵 부산에 도착해서 각자의 방식으로 집에 복귀한 후 새벽에 먼저 귀국한 일행도, 가장 늦게 일본으로 귀국한 일행도 무사히 도착함과 수고함을 서로 전하며 전체 일정이 끝났다. 다음날이 월요일이기에 직장인은 피곤함 가득한 채 출근해야 했고, 나와 같은 프리랜서들은 있는 스케줄 소화하기도, 일없어 놀기도 하며 여독을 풀었고, 틈날 때마다 단톡방에 사진을 공유하며 여흥을 즐겼다.


단톡방에 올려진 수많은 사진들 중 나의 모습이 나온 사진, 멋진 풍경이 찍힌 사진 등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하나씩 펼쳐볼 때마다 5일간의 여행 일정들이 사진 속 장면에서 되살아나 새로운 감동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다. 이제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올 하반기가 되면 내년 일정을 잡을 테니 아쉬움은 여기서 접는다.


일 년에 한 번 느끼는 특별한 감동


'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는 2018년에 처음 시작했다. 그 해 7월 '한술 더 떠'의 키워드가 '떠남'이었고, 참가자들이 수다를 나누다가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우리 함께 떠나보아요"라는 제안이 있어 어디 갈지 정하던 중에 '일본'에 가자는 제안이 있어 바로 추진했다.


항공료가 저렴한 11월에 떠나기로 일정을 정하고 8월에 홍보를 해 총 10명이 모집되어 '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라는 프로젝트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행의 컨셉을 잡기 위해 고민하다가 마스다 무네아키의 책 '지적자본론'에 나오는 '츠타야 서점'과 '다케오시립도서관'을 가보기로 했다. 그 외 모든 일정은 현지에서 결정하기로 한 다소 무모한 계획이었지만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시도한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컨셉이 되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이렇게 매년 갈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다녀온 후 또 가고 싶은 마음이 커 매년 1회씩 진행하게 된 것이다. 참 잘한 결정이었다. ㅎㅎ


단순 관광도 아닌, 그렇다고 휴양도 아닌, 뭔가 이름을 붙이기 어려워 '학습여행'이라 생각했고, 지금은 나 개인적으로 '배움 여행'이라 칭한다. 배움은 강의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곳곳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기에 배움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여행을 통해 스스로 깨닫고 의미를 만들어가기에 '흥미'와 '재미'난 요소들을 발견하면서 배움의 '의미'도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평생학습이 매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이러한 실천과 경험을 만들어가는 활동을 나와 우리는 하고 있는 것이다.


첫 여행에서 너무나 많은 에피소드가 만들어지다 보니 여행의 묘미를 잔뜩 느낀 것이 지속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함께 간 것'에서부터 ', '전혀 예상 못했던 일본 근로 감사의 날(11월 23일) 고속도로 정체', '렌터카 사고', 'OO구 구청장님과의 만남', '귀국 비행기 지연에 따른 항의 소동과 특별한 보상' 등. 지금도 그 기억들은 생생한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번 대만 일정도 다양한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왔다. 이 모든 에피소드는 강의 때 즐거운 스토리텔링이 되어 흥미 있는 강의를 만들어 준다.(이것이 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를 지속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왜 떠나는가?


돈이 많아서도 시간이 남아돌아서도 아니다. 여행경비 이야기하면 주변에서 많이 놀라 해 한다. 생각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을 몇 개월 전부터 알아보고 가장 저렴한 항공권과 숙소를 미리 예매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여행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준다.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가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해볼 수 있다. 기대와 설렘의 감정도 있지만 낯섦이 주는 두려움과 걱정도 함께 생긴다. 그렇기에 부딪혀가면서 걱정과 두려움에 맞서게 되고 극복해 나가는 힘을 갖게 된다. 여행은 짧기에 조금만 용기를 내면 된다. 그런데 인생은 그렇지 않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인데 너무나 길다. 되돌릴 수조차 없는 끝없는 직진이다. 그렇기에 기대와 설렘보다 두려움과 걱정이 더 크다.


그래서 나의 인생에 짧은 쉼표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무조건 달려가는 인생이 아닌 쉼표 위에 잠시 멈춰 이전 쉼표에서 지금의 쉼표까지 잘 걸어왔는지 점검도 하고 다음 쉼표까지 힘차게 걸어갈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일상에서 만나는 쉼표들은 일탈을 만들어주고 일탈은 일상으로 건강하게 돌아오는 힘을 만들어 준다. 여행이 그러하다. 누군가에 맡기는 여행이 아닌 오롯이 내가 만들어가는 여행은 최고의 일탈이 된다. 


대략 6개월 전에 여행 일정이 잡히고 항공권을 구매한 순간부터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하나씩 준비해 나가는 모든 순간이 쉼표의 시간들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며 매 순간 충실하게 살아가겠지만, 뭔가를 기획 혹은 작당하고 그것을 실행하며 크고 작은 인생의 쉼표를 만들어내는 삶은 참 매력적이다. 벌써 내년 '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를 생각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만 배움 여행 알토란 같은 여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