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부는 왜 해야 돼?

너의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

by 첨예하니

“엄마, 공부는 왜 해야 돼?”


딸아이가 툭 던진 이 질문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를 멈춰 세웠다.
시험 기간도 아니었고, 성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조용한 저녁, 둘이 나란히 앉아 과일을 먹던 순간이었다.

나는 대답 대신 잠시 웃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은 마치 과거의 내가 나에게 던졌던 질문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내 속에서 반복해서 되묻는 질문이기도 하니까.


엄마의 공부 이야기부터 해볼까?


나는 사실, 늘 공부가 좋았던 건 아니야.
어릴 땐 눈에 띄고 싶어서,
청소년기엔 벗어나고 싶어서,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는 뭔가를 증명하고 싶어서 공부했어.

그렇게 긴 시간을 돌아
공부는 결국
“하고 싶은 것을 더 잘하기 위한 준비”

라는 걸 알게 됐지.
때로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피할 수 있는 힘이기도 했고.


초등학생 때는 상장 하나 받으면 엄마 아빠가 기뻐하는 게 좋아서,
중학생 땐 친구보다 시험을 조금이라도 잘 보면 뿌듯해서,
고등학생 땐 원하는 대학을 가야 한다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대학생이 되니 공부는 점수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묻는 시간이었고,
사회에 나가선, 박사라는 타이틀이 마치 나의 전부를 말해줄 것만 같았어.
그 타이틀을 따기 위해 다시 밤을 새우고, 외우고, 써내고, 견뎌냈지.

하지만 그렇게 얻은 ‘박사’라는 이름은,
딸의 “엄마, 공부는 왜 해야 돼?”라는 질문 앞에선
참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해.


그래도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공부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걸 해낼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는 거야.

그리고 지금 나는,
그걸 내 딸에게 말로 가르치기보단,
내 삶으로 보여주고 싶어.


공부는 선택지를 넓히는 힘이야


우리는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선택’을 해야 해.
지금 네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

공부는 그 선택지의 지도를 넓혀주는 도구야.
문을 열어주는 열쇠이기도 하고,
아직 모르는 문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는 용기이기도 해.

엄마는 공부 덕분에
지금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너를 존중하고 지켜볼 수 있는 ‘생각의 힘’을 얻었다고 생각해.


“꼭 해야 돼?”에 대한 대답


공부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 과정”이기도 해.

공부가 재미있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찾게 된다면,

공부는 더 이상 고통이 아닌 ‘도구’가 되지.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공부 중이야.


나는 여전히 공부하고 있어.
책에서, 너와의 대화에서, 그리고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 속에서.

너에게 대단한 정답을 주기보다는,
함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엄마이고 싶어.


그러니까,
“엄마, 왜 공부해야 돼?”라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할래.


“세상이 정해주는 길이 아니라,

네가 원하는 길을 걸으려면 공부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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