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이 시공사 믿을 수 있을까?

나, 아내, 고양이, 그리고 묘화당(猫花堂)

by 소한

상담을 하기 전에 시공사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무작정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주택(jootek)'이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폴리오'라는 서비스를 찾을 수 있었는데, 시공사들에 대한 정보가 잘 나와 있었다.


재직인원, 간단한 재무내역, 그리고 지금까지 시공한 건물의 상세한 정보까지, 꽤 쓸만한 내용이었다. 우리가 견적을 받은 시공사의 재직인원은 모두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 자본금도 가장 많은 곳이 20억 원일 정도로 영세했다. 그래도 시공사의 단독주택 건설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미 일정이 한 달 반 정도 지연되었기에 가능한 한 빨리 시공사를 만나야 했다. 아내와 상의해서 가장 낮은 견적을 보낸 A 시공사를 우선 보기로 했다. 여전히 우리 예산보다는 4,200만 원 비쌌지만,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다. 업력이 3년으로 매우 짧았고, 단독주택 시공 건이 하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목구조를 시공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다. 우리 집은 필로티 부분은 철근콘크리트, 나머지는 경량목구조로 구성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형태였다. 곡선도 많고, 지붕도 복잡해서 시공 난이도도 높았다. 목구조 시공 경험이 없다는 것은 매우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이럴 때 할 일은 참 뻔하다. 오랜만에 건축사사무소 소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장님, A 시공사 목구조 시공이 가능한가요? 시공 내역 찾아보니까 철근콘크리트 구조만 보여서요."


"최근에 함께 작업한 단독주택 완공 식사자리에서 만났는데요. 견적 요청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목구조도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할 수 있다고 해서요. 이번 집을 아주 멋지게 잘 지어 주셨어요."


소장님도 시공사의 말만 들은 모양이었다. 일단, A 시공사와 미팅을 해 보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번에도 느낌이 좋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밀려들었다.

목구조 시공은 경험이 중요하다
1761896743600.jpg 바닥 기초 공사 작업

며칠 후, 평택에서 A 시공사 대표를 만났다. 카페에 마주 앉아서 준비해 간 질문을 하나씩 던졌다.


"견적서에 벽체 단열재 항목이 안 보이는데요. 누락된 걸까요?"


A 시공사 대표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이내 표정을 고치고 대답했다.


"다른 항목에 함께 포함되어 있어요. 견적서에 모든 걸 다 표시하지는 않으니까요."


믿음이 가지 않았지만, 깊게 추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수십 분 동안 대화해 봤지만, 딱히 호감이 가지 않았다. 고압적인 면이 있었고, 설명도 설렁설렁이었다. 단독주택 건축주를 상대해 본 경험이 적은 것이 티가 났다. A 시공사는 단독주택을 단 한 번 지어 보았다. 주로 빌라나 다세대 주택을 짓는 회사였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목구조 공사를 한 적이 없는 것 같던데요. 가능하실까요?"


"어... 아니에요. 목구조도 서너 번 시공했어요."


'서너 번?'


마음속으로 불신이 깊게 피어올랐다. 정확한 숫자도 아니고, 애매한 서너 번이라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상담하러 가기 전에 아내와 미리 얘기를 나눴었다. 목구조 시공 경험이 없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면 괜찮지 않겠냐고 말이다. 이런 식의 대답은 아내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집을 담당하는 건축사사무소도 그렇고, 시공사들도 그렇고, 자신들이 설계하거나 시공한 집의 내역이 정부 시스템을 통해 공개된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 답답한 마음에 내가 이미 찾아보았단 걸 알려주며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시공 실적을 봤는데요. 이번에 지은 단독주택을 빼면, 주로 빌라나 다세대 주택만 지으셨던데요. 왜 저희 집을 지으려고 하세요?"


"단독주택 쪽으로도 영역을 넓혀두면 좋으니까요. 그리고, 설계한 건축가분과 관계가 좋아지면 일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 가격에 지으면 저희도 남는 게 거의 없어요. 그래도 다음 일을 생각해서 견적 맞춰 넣은 겁니다."


사실 우리 집을 설계한 건축가는 꽤 유명했다. TV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오고, 책도 여러 권 집필하고, 정부가 주관하는 상도 여러 번 받았다. 시공사 대표가 알아두면 좋은 사람이 분명했다. 훌륭한 건축가 덕에 저렴한 가격에 집을 지을 수 있다면, 아내와 나에게도 나쁠 게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건축가와 친분을 쌓고 싶어서 시공하겠다는 사람에게 우리 집을 맡기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에 거짓말일지도 모를 대표의 말이 맴돌았다. 아무리 봐도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집을 짓는 반년의 기간을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 적당한 인사를 마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날은 맑은데, 기분은 우중충했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 우리 집을 맡기고 싶지 않았다

Tip 1. 시공사 정보


정부가 제공하는 건축인허가, 건축물대장 관련 Open API를 이용해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가 그동안 건축한 건물의 위치, 구조, 크기, 모양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시공사 선정 전에 확인해 보기를 추천한다.


- 폴리오: https://jootek.com/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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