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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언니 Oct 17. 2020

겁 없는 자는 용감하다

10년 차 회사원 '아는언니'의 네 번째 딴짓 일지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은 티가 납니다.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연예인들은 그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몇천 혹은 몇억씩 기부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떻게 저렇게 좋은 사람일 수가!' '역시 이쁜 애들이 착해....'라며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제 그런 감정을 조금 느낀 것 같습니다. 몇 년간 훌륭한 연출과 스텝들과 아마추어 뮤지컬 공연을 하면서 그들에게 좋은 점을 많이 배워서 '앙상블'에서 '주연'까지 두루두루 무대 위에서의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 저는 제가 느낀 무대 위에서의 행복함을 다른 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하게 됩니다. 무대에서의 경험이 제 인생을 얼마나 생기 있게 해 주었는지 '함께' 경험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맡게 된 굴레! 바로 18년 상반기를 장식할 동호회의 연기반을 운영하는 운영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혼자서 이 것을 해낼 수는 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연기에 대해서 'ㅇ'도 모르는 제가 그냥 무턱대로 열정만 가지고 4개월간 매주 보며 부대낄 activity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경악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슨 영문인지 선의의 의도로 시작하면 나 자신이든, 동료든, 누구든, 하늘이든 누군가는 나를 도와 함께 해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나 봅니다. 저는 한번 해보기로 합니다.

동호회 회장의 큰 원칙은 이 activity를 운영하는 것을 '전문가의 도움 없이 내부 인원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끌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연간 가장 큰 행사인 뮤지컬 공연을 위해 연기, 춤, 노래를 배우고 실력 향상을 위해 그 분야의 전문가, 즉 보컬 선생님이라든지, 댄서라든지 그 분야의 '프로'들을 섭외하여 적당한 돈을 지불하고 수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되는 못되든 우리 내부 인원이 꾸려가자는 원칙을 세운 것이었습니다. 그 무렵의 저는 무한 긍정의 기운이 있었나 봅니다. 그 어려운 것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우선 함께 연기반을 꾸려갈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강력한 의지의 동호회장의 원칙 아래, 행동대장 격의 리더를 맞게 된 저는 연기반을 맡았습니다. 또 다른 행동대장 리더들은 각각 안무반,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최초의 뮤지컬을 번역부터 공연까지 시도하는 반, 창작 뮤지컬반, 합창반 등 다양한 제 나름의 activity를 기획했습니다. '행동대장 리더'라 칭했지만 사실은 끼 많고 열정으로 가득한 쟁쟁한 리더들이 자신만의 색깔로 멤버들을 꾸리고 그 최종 결과물을 '20분의 뮤지컬'이라는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나름의 연출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초보 아마추어 뮤지컬 연출'을 맡게 된 저에게 제일 처음 닥친 관문은 신규 인원과 기존 회원들이 모두 모이는 첫 시간에 5명의 리더들이 자신의 activity 반의 콘셉트를 소개하고 계획을 공유하는 등 홍보의 시간이었습니다. 즉 신입회원 모집입니다. 대학교 활동으로 치자면 동아리 회장이 회원 모집을 하는 것이죠. 이날을 위해 저는 수업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도대체 '내가 이끄는 연기반은 어떤 연기반이 되면 좋을까?' 즉 커리큘럼 짜는 것을 가장 주요한 고민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나와 함께할 회원들이 이 연기라는 activity로 무엇을 얻어갈 수 있도록 진행하면 좋을까 생각을 거듭했습니다. 우선 커리큘럼은 이전 연기반 수업을 들을 때의 힐링됐던 것을 벤치마킹하기로 했고, 이 커리큘럼의 마지막 결과물인 상반기 공연 작품은 뮤지컬 '아이 러브 유'로 각색하기로 정했습니다. 큰 그림을 짜고 나니 단 몇 명의 사람들이라도 이 연기반을 수강하고 들어준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으로 홍보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홍보 영상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손도 못 대고 있다가, '그저 솔직한 나의 마음을 덤덤하게 표현해보자. 내가 경험한 연기의 순간들과 함께' 그걸 보여주면 '선택은 그들을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영상 자료를 만들 세부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역시나 지난 연기반을 수업할 때의 내 생각들이 닮긴 연기 수첩, 그리고 공연을 준비할 때 나의 대본 그리고 연습과정, 마지막으로 공연 실황의 모습을 짧게 짜깁기하는 것으로 구상하였습니다. 그것들을 짜깁기하는 것은 영상 편집기를 활용해 제일 간단하게 이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느낀 연기 하면서의 감정에 대한 짧은 감상과 그것들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는 메시지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마음을 덤덤하게 전할 수 있는 배경음악은 Keane의 Everybody's Changing.
   
드디어 회원 모집을 하는 날 사람들 앞에서 회원 모집을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각각의 활동 리더들이 자기 반 멤버를 모집하기 위해 하나씩 소개를 진행합니다. 떨리는 마음이지만 역시나 막상 시작하면 강심장으로 돌변하는 저. 무대 위에 섰던 경험은 이런 떨리는 순간에도 유용하게 작용해서, '내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연기했던 사람이야.'라고 마음속에서 외치고 나면 긴장감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준비했던 영상을 틀고 진행 상세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발표가 끝나고 저는 그 자리의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았고, 이어지는 뒤풀이 자리에서 연기반에 꼭 함께 하겠다는 멤버들을 섭외하기 위한 영업도 열심히 합니다. (뒤풀이 자리야말로 영업의 꽃이니까요 ^_^) 이렇게 해서 선착순 모집에서 빠른 마감을 성공리에 달성하고 정원 10명남짓의 인원과 함께 연기반을 시작하게 됩니다. 최종 목표는 뮤지컬'아이 러브 유'를 각색하여 약 20분간의 극을 올리는 것! 설레었던 멤버 모집처럼 그렇게 순탄하게 activity를 꾸려나갈 수 있을지 다음 회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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