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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언니 Oct 25. 2020

화를 내고도 불편한 마음이 드는 나에게

사과에도 화가 누그러지지 않는다면 '몽키마인드 해소법'을 적용해보자

연간 목표를 세우는데, 유관 부서와 협조할 일이 있어서 통화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작년에 연간 목표 수립 시에는 금액기준으로 먼저 진행하고 수량기준으로 변경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수량 먼저 세우는 것이 프로세스에 맞으니 그렇게 진행할 수 있도록 협의하시죠."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작년에 처음 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기존 프로세스와 달라서 고민하고 처리하느라 꿈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기 때문에 저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업무 통화에 상대방이, "선임님이 이야기한 프로세스대로 작년에 진행했을 리 없습니다. 잘못 아셨겠죠."라고 단호히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물론 일이 진행되는 방향으로 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자신의 기억만이 맞고 내 의견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상대방이 무척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조금 후, 메신저로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확인해보니 선임님 말씀이 맞더군요. 제가 제 기억을 너무 믿었나 봅니다. 이번 건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참,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메신저로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이야기했는데, 제 말을 안 들으시고 본인의 기억과 생각만 맞다고 하시더라고요. 알겠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이번 건은 제가 미안합니다. 이전에 일할 때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됐었어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전에 일할 때 저도 이분과 너무 커뮤니케이션 안되고, 본인 혼자 열폭하던 상대방이라서 참지 않고 말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면 다 되나 보네요."라고  비꼬듯 말해주었습니다.

이 대화만 보면, 사과하는 상대에게 제가 너무 무례한 것이 아닌가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원래 유관부서와 일할 때 나름 합리적이고 커뮤니케이션에 비협조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오만한 태도가 충격적이라,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할 때 조심하시고, 자신만 옳다는 태도 보이면 기분 상한다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짧지만 피곤한 해프닝이 있었던 금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사실 이 통화를 한 사람은 업무상 연결고리가 있기도 하지만 불과 4~5년 전에는 같이 여름휴가 일정을 맞춰 해외여행을 같이 가기도 한 '친구'라 불렀던 관계였습니다. 그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오면서 많은 일로 감정이 상하고 쌓였으며 그 이후로 절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에서도 보이는 그녀의 무례한 태도에서 저는 여행을 함께하던 기억이 떠올랐고, 예민하게 반응하여, 업무상 대화에서도 그녀의 태도에 과도하게 공격성을 띄며 이야기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좋지 않은 일이 있고, 제 온화하고 다정한 성품을 유지하고 싶은 것과 별개로 누군가에게 상처 받은 것을 표현하고 화를 내고 나면 저는 오히려 제가 힘이 듭니다. 후련하기도 한 한편,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화를 제대로 낸 걸까? 공과사를 구분하지 못했을까?' 또 다른 걱정이 밀려옵니다.

이번 주의 <최고의 휴식>에서는 잡념의 고리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몽키 마인드 해소법'에 대해 익혔습니다.

머릿속에 수많은 잡념이 소용돌이치는 몽키 마인드 상태에서는 뇌의 에너지를 크게 낭비해 피로가 쌓이고 수면의 질도 떨어진다. 그런 때는 먼저 잡념 자체에 대한 인지를 바꾸자 반복해 찾아오는 잡념에 이름을 붙이면 잡념의 고리에 쉽게 빠지지 않는다.

(1) 버린다
(2) 예외를 생각한다
(3) 현자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4)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5) 원인을 찾는다

<최고의 휴식 162p>


(1) 버린다
사고에 라벨링을 해서 '여러 번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이제 그만' 하고 사고를 머리 밖으로 내보낸다고 상상한다.
그녀와 있었던 일을 휴지통 속에 넣는 상상을 하고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려버렸습니다. 그녀와 개인적 / 공적으로 있었던 일들을 쓰레긴 봉투에 모두 넣어버렸고, 아무것도 아닌 일하는 사이로 만난 것으로 상상했습니다.

(2) 예외를 생각한다
같은 생각이 나타나는 것은 같은 전제를 두기 때문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 생각이 들어맞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본다.

그녀와 올초 업무 할 때 커뮤니케이션 안 되던 것을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한다고 처음 만나 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3) 현자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이라면 어떻게 생각할지 떠올려본다.
그러면 '잡념 자체'와 '잡념을 갖는 나'를 동일시할지 자문해본다.
제가 존경하는 상사의 말을 떠올립니다.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그러려니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떠올리니, 시간이 지나고 업무가 원만하게 끝나는 것이 중요하며, 감정을 표현하고 알렸으니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4)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지금, 여기 이외희 기준으로 사물을 평가하지 않는다.
'판단하지 않는다'를 의식한다.
 그녀가 나를 뭐라고 판단하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 역할을 잘 해왔고 상사와 유관부서와 신뢰를 쌓아가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섣불리 판단한 그녀의 문제이지 제 페이스대로 일하는 저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5) 원인을 찾는다
그 생각이 여러 번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인지 찾아본다.
자신의 '깊은 욕구'와 비교해서 다시 생각해본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를 일을 잘하고 커뮤니케이션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하길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례한 태도에 적절히 당황스럽고 상대의 배려 없음에 화를 내고도, 그것 차체가 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저의 분노하고 찝찝한 감정을 몽키 마인드 해소법으로 적용해보았으니, 묶은 감정의 쓰레기는 버리고, 다음 주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봐야겠습니다. 인생에서 나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잡념 없는 평안 안 마음의 저를 만드는 것도 결국 제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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