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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언니 Nov 14. 2020

아빠가 내 글을 읽는다.

글을 쓰면서 행복한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최근 브런치 작가가 되고 브런치 북을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들이 행복해서 또 글을 써서 추억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쓴 글을 통해 제 소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최근에 브런치 북을 발행한 것을 대학교 신문사 동호회 친구 몇몇이 있는 단체 카톡방에 공유를 했습니다. 그동안 자기들 사는 이야기며 소식을 간간히 전하긴 했지만 워낙 자신들의 바쁜 삶을 살아가다 보면 소홀해지기 마련입니다. 다행히도 제 브런치 북 발행 이야기로 카톡방은 한동안 뜨거워졌습니다. 제가 꾸준히 사회생활하면서 글을 쓴 데에 대해 모두들 대단하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저는 잘 쓴 글도 아니고 제 사소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한 것이라 친구들이 관심이나 갖아줄까 했는데, 오히려 쓴 것 만으로 대단하다고 말해주어 참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고,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한 선배는 자신의 블로그에 제 브런치 북을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제 블로그에만 글을 올렸을 때와 달리 파워블로거의 힘을 직접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웃 신청이 며칠 동안 계속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아빠의 카톡이었습니다. "브런치 잘 보고 있다." 하고 시작하던 아빠의 카톡에는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좋은 시도를 응원한다는 아빠의 따뜻한 메시지였습니다. 아빠는 늘 딸의 사회생활의 가장 큰 힘이자 원동력이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때부터 학생 기자 활동을 하고, 교환학생을 가고, 각종 공모전에 지원하여 열과 성을 다해 대학시절을 보낼 때 아빠의 격려와 응원은 늘 저를 자신 있는 여자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회사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 었습니다. 못난이처럼 사회 초년 시절에 아빠에게 회사 욕을 하며 투정을 부린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아빠는 늘 저의 멘토이고 상담사였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제가 더 이상 회사 이야기를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았던 때, 잠시 아빠와 어색하다는 생각에 속상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빠의 카톡을 받고, 여전히 아빠는 딸의 가장 큰 기댈 곳이고 늘 저를 응원해 주시는 따뜻함을 느낍니다. 여전히 아빠는 저의 삶, 저의 일에 관심이 많고, 제 브런치 글도 하나씩 읽으며 어쩌면 저보다 더 행복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아직도 철이 덜 든 딸에게 그 시도가 너무 좋다고 응원을 해주십니다.


글을 쓴다는 게 친구들과의 소통의 장을 다시 만들어 주고, 아빠의 자랑스러운 딸임을 인지하게 만들어주네요. 아마도 저는 이 글쓰기에 당분간 푹 빠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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