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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언니 Nov 15. 2020

드라마 <스타트업>을 통해 본 MZ세대의 행복 추구

주말 동안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 하면서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이 드라마는, 드라마가 채워줘야 하는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스타트업의 세 주인공

첫 번째로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외모의 주인공의 등장입니다. 전형적인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웃으며 역경을 이겨내는' 캔디의 캐릭터입니다. 소신 있어 자신의 삶에 주체적인 결정을 하고 용감하게 일과 사랑을 해나가는 여주인공 서달미 역의 배수지입니다.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이쁨은 온 세상이 다 아는데 특히나 이번 드라마에서는 너무 이쁩니다. 수지의 사랑을 쟁취하려는 두 남자 주인공 남도산역의 남주혁과 한지평역의 김선호 또한 비주얼적으로 완벽합니다. 약간은 어리숙한 허당미를 갖추면서도 공대생으로서 코딩에 대한 열정으로 스타트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하는 남주혁은 보기만 해도 흐뭇한 미소를 자아냅니다. 어려서 가족 없이 큰 외로움이 있지만 뛰어난 머리로 대학 입학하기도 전에 투자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고, 현재는 대형 투자회사의 팀장으로 있으며 서달미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나타다 아낌없는 도움을 주는 차도남, 알고 보면 따도남인 한지평 님 또한 너무나 완벽한 미모의 소유자입니다.

두 번째로 일과 사랑을 얻기 위한 시련과 고통 그리고 그 극복이 완벽하게 반복되는 스토리입니다. 요즘 말로 흑수 저라고 표현하는 스펙과 백이 없는 젊은이들이 사회에서 열정 페이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자신이 행복하고 쓸모 있는 일을 하겠다는 꿈을 펼치는 모습은 꽤 흐뭇합니다. 누구에게나 젊은 시절 열정적이었던 때를 떠올리기 충분한 스토리입니다.

마지막으로 순수하고 풋풋한 열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토리입니다. 주인공들은 사랑과 일에 모두 열정적입니다. 스타트업이라 하면 상상되는 전형적인 모습이 에피소드로 그려집니다. 경연대회에서 스펙과 백에 얽매이지 않는 블라인드 테스트라던지, 수익구조가 적자인 사업 아이템을 선한 의도 하나만으로 뛰어든다던지, 도전과 열정만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띠게 만드는 것입니다.

적어도 제 눈엔 이 세 가지 요소들이 현실에 찌는 취준생이나 직장인에게 그럴듯한 환상을 잠시나마 체험하게 함으로써, 마치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 진짜 일어날 것만 같은 희망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행복에 대한 책 <굿 라이프>에서 행복한 사람들의 삶의 기술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에 비해 마음에 품고 사는 기술과 일상을 남들과 다르게 배치하는 환경적 기술이 다르다고 합니다. 자신이 행복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지 다음 열 가지를 체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2. 되어야 하는 나보다 되고 싶은 나를 본다.

3. 비교하지 않는다.

4. 돈의 힘보다 관계의 힘을 믿는다.

5. 소유보다 경험을 산다.

6. 돈으로 이야깃거리를 산다.

7. 돈으로 시간을 산다.

8.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

9. 소소한 즐거움을 자주 발견한다.

10. 비움으로 채운다.


굿 라이프 p91



드라마 <스타트업>의 주인공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세상의 기준, 기업에 들어가서 소속감을 느끼고, 상사가 시키는 대로 열정 페이를 착취당하며,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사는 것과 나름대로 타협합니다. 어쩌면 제 세대와는 또 다르게, 지금의 취준생,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일반 기업에 취직하는 것 마저 평범하지 않은 그들만의 애환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벼랑 끝에 내몰린 심정으로 스타트업을 당당하게 선택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자신의 자아를 실현시키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에서 최대한 자신과의 긴 시간의 싸움을 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속 주인공 남도 산은 친구 두 명과 '삼남테크'를 창업하고, 약 2년간 머신러닝 기반의 기술을 코딩하며 자신들만의 개발을 해나갑니다. 투자회사 대표인 한지평에 그들의 기술이 투자가치가 없다고 현질적인 평가의 말을 할 때, 그 냉혹한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코딩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고, 샌드박스라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는 실리콘밸리 같은 환상의 공간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런 드라마 속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세대를 엿보고 그들이 추구하는 바와 그 속에서 그들의 행복의 가치 기준을 엿볼 수 있어서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세대 구분


MZ세대인 드라마 속의 그들을 보며, 이제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저는 밀레니얼 세대 막차 탔다고 우기며 슬며시 발을 담그는 80년대 초반 생일뿐입니다. 이전에는 드라마 속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나라고 생각하며 동질감을 느꼈다면 지금의 저는 드라마를 통해 또다시 세대차이를 경험합니다. 저의 세대 또한 기성세대와의 일과 사랑에 대한 세대차이를 느끼는데, 저보다 더 젊은 세대와 또 이렇게 격차를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일과 사랑을 통해 행복을 성취하고자 하는 마음만은 이심전심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일을 하며 성취감을 얻어갈 것이고, 일과는 별개로  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 또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누려가는 젊은이도 아닌 늙은이도 아닌 그저 '낀새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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