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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는언니 Dec 24. 2020

나는 네 고민을 들어줄 준비가 되었다.

좋은 상담자의 올바른 예시

마음이 심란할 때 늘 대화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멀리 독일에서 산지가 20년도 다 되어가서 실제로 고등학교 때 우정을 나눴을 뿐인데도, 이상하게 힘들 때면 그녀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만큼 그녀와 이야기하면 마음이 후련해지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녀의 상담 매력은 무엇일까요?


 번째, 함부로 판단하고 조언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누구나 그런 실수 할 수 있다.''나도 그랬고, 나도 실수했다.'라고 말해줍니다. 고민 상담할 때 제일 정 떨어지는 것이 함부로 고민하는 사람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네가 잘못했네.' 라고 말 한 순간에 고민자는 입을 닫게 됩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기는 얼마나 처신을 잘하는지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그 유형 또한 입을 닫게 하는 유형입니다.


두 번째, 웃깁니다. 고민을 왜 털어놓았겠습니까. 신경이 쓰이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떠나지 않는 불편한 마음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그 고민을 어렵사리 털어놓은 것을 부끄럽지 않게 해 줍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매우 유쾌하게 해석해줍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썸이 끝나고 남은 감정 치유에 허덕이는 저에게 적당한 색드립을 날리며 웃겨줍니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한바탕 웃고 나면, 제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나만 지질한 것 같고, 나만 불안한 것 같았던 내면의 웅크린 아이는 웃음 속에서 저 멀리 사라집니다.


세 번째, 자신도 똑같이 그런 고민을 한다고 말해줍니다. 그렇게 제 상황에 동조해주고, 자신의 같은 경험을 공유해줌으로써, 내가 너무 어리석거나 모자라다고 생각하지 않게 해 줍니다. 누구나 그런 경험과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안심시켜 줍니다. 그래서 그녀와 이야기하고 나면, 안 그래도 쪼그라들어있던 마음이 다림질하듯 펼쳐집니다. '그럴 수 있어. 다 지나갈 거야.' 하고 아무렇게 않게 생각하고 다시 일어날 힘이 생깁니다.


언젠가부터 누군가에게 자신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들추어내면 그것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사람보다, 결국은 자신에게 약점을 잡아 공격하거나 무시하기도 하는 사람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한번 상처를 받고 낫기도 전에 상처에 소금 뿌려 아린 겪이죠. 그래서 점점 마음속에 할 말을 묻고, 제대로 감정 치유를 받지 못한 채 슬픔과 힘듦은 억누르기만 하고 살아가는 것이 성인들의 아픔인 것 같습니다.


어떤 마음이든 상처 받은 마음은 치유되고, 보듬어졌으면 합니다. 안타깝게도 스트레스받고 상처 받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치유하기 어려운 시기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을 잘 찾아보자고요. 저는 오늘 오래된 친구와의 대화로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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