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2020 베스트 음식과 순간들

by 아는언니

올 한 해를 돌아보니 좋은 기억 위주로 생각이 나는데, 그것은 사실 지나고 나니 좋은 기억이 도 당시에는 또 많이 힘들다고 징징댔던 것 같습니다. 당시 지쳐있던 와중에 이 음식을 먹고 큰 힘이 났을 때를 위주로 추려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음식을 함께 먹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잘 버텨냈다고 믿습니다. 항상 제 곁에 있어주고, 함께 밥을 먹는 당신들이 참 고맙습니다.


올한해를 버텨냈던 힘이 되는 음식, 순간


1월 고등학교 절친과 문래동 철물점 사이에서 먹은 비빔 칼국수

갓성비 대박이라 감동하며 먹었던 기억

4월 엄마 생일에 여동생이 만든 전복밥

엄마한테 밥을 차려드릴 생각도 못했던 나였는데, 시집간 동생은 엄마 밥을 손수 차려줄 줄 알더라...해서 반성했던 기억

4월 내 생일에 친구들과 함께 오랜만에 마신 와인

참 나를 아껴준 친구들이라 고마웠던 기억

4월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힘들 때 친구와 대만식 만두와 완탕면

함께 먹은 그 친구가 훈남이라 힘든 게 잊혔던 기억

7월 중순 팀원끼리 소모임으로 마신 막걸리

치킨집에서 '디제잉과 소심한 제자리 댄스'로 많이 웃었던 기억

7월 마지막 날 회사 아끼는 동생들과 마신 샹그리아

함께 일하며 버티는 힘이 돼주던 비타민같이 이쁜 동생들과 다음에 만날 때 더 행복하기로 다짐했던 기억

8월 뮤직비디오 촬영 마치고 댄스 팀원과 다 함께 먹은 소고기

코로나로 준비하던 공연을 못하고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는데, 하필이면 장마라 엄청나게 고생했던 기억

실내 촬영은 마치 아이돌 걸그룹처럼 이쁘게 결과물이 나와 고진감래를 실감했던 기억

11월 가족 여행으로 부산에서 대선소주.

아빠, 엄마가 딸들 덕에 비행기도 타시고,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묶어서 행복했다던 기억.

12월 드라이브로 바람만 쐬러 간 군산에서 소고기 뭇국


올 한 해를 9개의 음식 사진으로 추리기에는 2020년도 사진첩에는 '집밥' 사진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배달음식을 지양하고 스스로 집밥을 해 먹으려고 노력한 제 자신에게 박수 보냅니다. 주로 통밀로 만든 파스타라던지, 야채를 볶는다던지 해서 먹는 것에서 조금 발전해서 국, 카레 정도까지 스스로 해먹은 것은 정말 저로서는 큰 발전이네요.


집밥 콜렉션

마지막으로, 밥만 먹고살지 않고, 참 많은 디저트들을 먹었네요. 행복한 디저트 시간도 정리해보았습니다.

올한해 달달했던 디저트와 함께한 순간

1열 왼쪽부터 시작하나 사진 배열은 글과 두서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 디저트들이 특별한 이유와 추억을 소환해보도록 합니다.

1) 양평동 코끼리 베이글

: 동네 탐방하면서 맛집을 찾을 때 정말 소확행을 느끼는데, 유레카를 외친 곳

2) 사당동 릿잇타미 수제버거

: 나의 분신 같은 사회 동호회로 알게 된 친구들과 처음 찾은 이후 사당만 가면 찾게 되는 곳.

그녀들과의 모임 컨셉은 '우아한 먹방'으로 엄격한 드레스코드와 장소 선정회의 후 결정되기 때문에 매회 큰 행복을 주는 기억

3) 교대 밀가또 케이크

: 대학 동아리 동기와 선후배들의 끈끈한 모임에서 함께 먹은 케이크. 강남녀 덕분에 고급진 케이크 맛보며 여대생 시절로 잠시 돌아갔던 기억

4) 군산 이성당 단팥빵

: 그냥 기본을 잘하는 게 나는 참 좋은 나는야 '오리지널 마니아'

5) 마포 요유 빵 생크림 식빵, 시 오빵

: 결혼한 여동생의 남편이 일본으로 발령 나서 잠시 두 부부가 떨어져 있는 사이를 틈타 내가 여동생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좋은 기억

여동생이 소개해준 일본 장인 스타일로 만드는 식빵. '식빵 맛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으나 장인의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폭신한 식감

6)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에프터눈 티

: 차를 좋아하는 엄마가 하고 싶은 것을 오롯이 할 수 있어 좋았던 기억

7) 고흥 아티스틱한 카페에서 유자 아메리카노

: 고흥에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끼게 해 준 곳. 사회인이 된 이후에도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더욱 좋았던 기억

8) 당산동 집 앞 최애 베이커리 '이로울리' 열대과일 에이드

: 혼자서 자주 찾았던 곳. 옥상의 루프탑 바도 정말 좋은데 일요일 오전 즈음에 아무도 없을 때 내 공간인 양 혼자서 책 읽으며 시간을 보내던 천국 같은 나의 아지트


돌아보니 참 잘 먹고 다녔네요. 역시 힘들 때일수록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조상 대대로 오래된 명언을 잘 지켜낸 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 한 해도 참 잘 살았다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먹부림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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