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 엄마가 계시는 본가에 와서 적잖이 문화 충격받은 것이 바로 트롯 영웅 임영웅에 대한 무한사랑이었습니다. 미스터 트롯의 6인방에 대한 엄마의 무한 사랑과 관심이 한편으로는 의아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엄마가 '나를 임영웅만큼 챙겼나 싶은데...' 정동원에 대한 걱정이며, 임영웅에 대한 오지랖이 대단했습니다. 아주 그냥 살짝 질투가 날 정도로... 유튜브 동영상을 내내 보며 트롯 덕후가 되어버린 엄마가 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연히 티브이 채널을 돌리다 미스터 트롯의 다음 시리즈인 미스 트롯을 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빠져드는 것입니다. 가장 와 닿은 것은 출연자들의 '절실함'이었습니다. 특히나 현역 트롯가수나 다른 장르 가수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트롯으로 장르를 바꾼 경우, 그들의 무대는 절실함을 넘어선 처연한 각오가 보여서 보는데 왠지 눈물이 울컥 나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의 스토리가 극적일수록 드라마가 되기 때문에 방송사에서는 그들의 실패한 과거를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더 부각할 것입니다. 방송사의 의도에 그대로 넘어가고 싶지는 않은 시청자의 자존심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빠져듭니다. 운이 없었든, 건강 악화든, 그 어떤 이유로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수로서의 실패를 디딘 출연자가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보이지 않은 무대 뒤에서 칼을 갈았던 한 서린 시간을 경연장에서 발산할 때 시청자로서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느낀 것은 의미 없는 마음고생은 없다는 것입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이 닥칠까?' 속상하고 좌절할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 시간이 진짜 값지고 귀한 시간이었다는 걸 극복하고 나면 느낄 것입니다. 그 시련을 극복하고 아무렇지 않았던 듯 일어선 참가자들이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을 트롯 경연 프로그램을 보면서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