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매우 우연한 계기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첫 책 <일기는 사소한 숙제가 아니다>가 출판되면서 강남 부유층 아이들의 일기 선생님이라는 홍보 문구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강남의 교육열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전, 광고회사에서 기획 일을 했었어요.
당시에 만든 라디오 광고를 아직도 곳곳에서 듣곤 합니다. 광고 기획 일 자체는 나름 재밌었지만, 야근 일수가 너무 많아서 힘들었어요.
요즘 말로 워라벨이라고 하는, 일과 삶의 밸러스가 무너진 상태로 몇 년을 일하다 보니 차츰 지쳐갔지요.
주말에도 출근하기 일쑤였고, 일주일 내내 밤 12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도 빈번했거든요.
어쩌다 일찍 퇴근한 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친구를 만났는데 그날의 제가 참 안쓰러웠어요.
저녁 7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고, 코엑스에 광장에 있는 한 식당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시간에 사람들이 참 많았고 그 사람들이 참 행복해 보였거든요.
"이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길래 일찍 퇴근해서 친구도 만나고 그렇게 사는 걸까?"
마치 내가 지하 세계에 살아가는 사람이고, 햇볕이 환한 지상을 처음 경험한 사람처럼 충격과 부러운 감정을 느꼈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결국 심각한 우울증을 겪게 되면서, 딱 6개월만 쉬어 보자는 마음으로 사직서를 썼습니다.
지금 떠올려보니, 회사를 그만두는 과정에도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브런치 글 중 '사표를 쓰다'와 관련한 글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맘만 먹으면 저도 그런 글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다양한 소재들을 품게 되었네요.
회사를 그만둔 저는 실업수당을 받으며 미래 따윈 없는 듯 살아갔습니다.
하루하루 최대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에 최선을 다했지요. 지금 생각하니 그립기도 합니다.
그러다 놀만큼 놀았는지...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을 때, 주변 지인이 자기 아이에게 글쓰기를 가르쳐보는 게 어떠냐고 물어왔습니다.
마침 제 지인 몇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었고, 저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고 글쓰기로는 어느 정도 주변의 인정을 받고 있었거든요.
처음에는 저도 강한 소명의식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니 즐겁게 할 수 있겠다 정도의 생각으로 시작했으니까요.
처음 일기 쓰기를 가르치게 된 것도 상당히 우연한 일이었습니다.
마침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가르치게 되었는데, 글쓰기를 따로 하지 말고 학교 숙제로 나오는 일기를 통해 가르쳐보자는 것이 그 발단이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기를 가르치게 된 것을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대단한 행운이었다 느끼고 있습니다.
일기 쓰기를 함께 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향을 더 내밀하게 볼 수 있었고, 아이들마다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기 쓰기의 의미를 새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기 쓰기는 언어발달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 아동발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일기가 숙제 취급되면서 그 교육적 의미가 쇠퇴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자각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일기의 중요성과 의미를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이 <일기는 사소한 숙제가 아니다>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사소한숙제가아니다> 저자
<초등1,2학년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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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mmmy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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