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소외받았던 지능을 생각해봅니다.

by mmyoo

저는 아이들에게 천자문을 외우게 합니다.


그런데 천자문을 외우게 하면 아이 마다 차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하는 능력에 관해서는 확실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그냥 아무 조건 없이 잘 외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특별한 조건이 필요한 아이가 있고, 어떻게 해도 못 외우는 아이가 있습니다.


보통 아무 조건 없이 잘 외우는 아이가 학습 관련 기억력이 좋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지요. 이런 아이가 흔히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런데 그냥은 잘 못 외우지만 노래를 이용하면 금방 외우는 아이가 있습니다. 음악지능이 높은 아이들은 천자문 송을 몇 번 들려주면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외우는 아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는 한자 카드가 도움이 됩니다. 강점지능인 공간지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강점지능을 이용해서 약점 지능을 보완하는 것이며, 강점지능과 약점 지능 사이의 시냅스를 연결해준다고 생각하고 지도합니다.


아이들마다 고유한 뇌지도를 만들어가며 뇌신경 체계를 만들어가는 아동기에는 이런 것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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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감각이 좋고, 학습과 관련한 기억력이 좋은 아이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똑똑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로 구분되곤 하지요.


어떤 시도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고 죽어라 못 외우는 아이가 있습니다.


천자문 송도 들려주고, 한자 카드도 이용해 보지만 소용이 없고, 외웠다가도 금세 잊어버려서 저를 애타게 하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서 천자문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조건 없이 잘 외우는 아이가 절대로 할 수 없는 놀라운 질문을 해서 저를 놀라게 하곤 합니다.


"검은 하늘은 밤하늘이에요?" 하늘 천과 검을 현 두 글자의 의미인 '검은 하늘'을 생각해보고 사고를 확대하는 능력이 있지요.


그리고 이렇게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면 비교적 잘 외우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이 흔히 늦머리가 트인다고 하는 경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고력이 중요해지는 시점이 되면 이런 아이들이 또 두각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보통 4학년 이후인 고학년 때부터 논리적 사고력이 발달하며, 교과과정 또한 아이들의 사고 발달을 반영하여 설계되어 있답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아이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뇌는 통찰력이나 사고력을 담당하는 거시적 영역과 세세한 것을 기억하는 미시적 영역이 나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시적 영역에 강한 아이와 거시적 영역에 강한 아이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시적 사고와 거시적 사고 모두에 강한 아이는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거시적 사고를 하려면 미시적 사고에 조금 둔감해야 하고, 미시적 사고를 하려면 거시적 사고를 배제해야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리고 어떤 경험을 하며 발달하느냐에 따라서 가능성은 또 달라지기 때문에 아이들을 판단하는 것이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거시적 통찰 또한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다듬어내는 능력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반문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밝혀두면, 이것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심의 문제로 단순 지능의 차원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뇌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며 제가 경험한 수준에서만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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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언어지능이 낮고, 미시적 사고에 약한 아이들이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시점에 하는 학습의 대부분은 언어지능과 수리 지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실패 경험이 학습되면서 안타까운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주목받지 못하고, 학원 레벨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스스로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며 성장하게 되지요.



지능은 중요한 개념을 배우는 데 활용되어야지 사람들을 분류하는 데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새로운 '패배자'들을 만들어내고 싶지 않다. 지금까지 표준화된 지능검사는 비범한 재능을 발견하는 데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확실히 신동들을 찾아내는 데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검사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그들의 강점은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강점을 측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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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저도 여러 번 언급했고, 곳곳의 아동심리연구소에서 다중지능을 측정하고 있어 들어보신 분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또한 일종의 지능검사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 우려됩니다.


각각의 지능 수치에 연연하기보다는 아동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개발하여 아이만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접근하시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다중지능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IQ 테스트로 아이들의 지능을 판단하는 것이 위험하며, 좀 더 세밀한 관심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점입니다.


다중지능을 이해하면 지능을 그저 높거나, 낮다로 구분하는 2분법적 사고가 매우 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다양한 잠재 능력을 개발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성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워드 가드너는 모든 아동이 천재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는데, 각각의 강점을 잘 개발시켜주면 누구나 천재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다양한 지능에 관심을 두고, 이런 지능이 제대로 발달되어 세상에 기여하게 된다면 어떨지 상상해볼까요? 훨씬 풍족해진 세상이 그려지지 않나요?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여태껏 소외받았던 지능, 학교 성적과는 무관한 지능에 관심을 주고 그런 지능이 제대로 개발될 방법을 모색하여 교육 제도를 바꿔갔다는 것,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만들어갈 다채로운 미래를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에서는 조금 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우리들 각자의 생각이 조금씩 바뀐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윤 경 미

(현) 성북동 좋은선생님 원장

(현)좋은 연구실 대표

(전) 대치동 KYLA Smart Education 원장

(전) 성북동 성당 주일학교 교사


저서 및 저작 활동

<뮤지컬 앤 더 시티> 저자

<일기는사소한숙제가아니다> 저자

<초등1,2학년처음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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